올해로 6회째 실시된 사이버 백일장의 입상자들이 발표되고 난 후에 유무선으로 진행본부에 연락이 온다. 그 내용은 대부분 항의 전화 또는 글이다.
본 게시판에도 3명이 글을 올려 두 명이 항의성 글을 올렸다.
심사에 참여한 한 사람으로서 이 부분에 대해 몇가지 적어둔다. 일부 회원 및 지도자 여러분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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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선 가장 핵심은 고등부의 경우 두 학교에 입상작이 몰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살펴보니, 정말로 그렇다. 고등부의 입상학교는 총 4학교이다. 그 중에 두 학교가 5개씩의 상을 받았다. 너무하다는 느낌이 들 수 있을 법도 하다.
하지만 심사는 학교에 대한 표기나 실명이 제외된 상태에서 작품에 대한 심사만 이뤄졌다. 심사위원들은 어느 학교인지, 어느 지역인지 모르고 심사를 했다는 말이다. 그런데, 어떻게 학교에 몰아주기를 할 수 있겠는가? 설령 학교를 알았다 하더라도 점수가 좋은 작품을 같은 학교라는 이유로 입상작에서 떨어뜨린다면.. 오히려 그게 더 불공평한 처사일 것이다. 심사위원 모두 내가 존경하는 문인들이다. 최소한 10년 이상, 많게는 30년 이상을 작품활동을 해 오신 분들이 함께 했다.
그리고 4-H에 대한 어떤 이권도 개입될 수 없는 분들이었기에, 지역을 알지도 못하지만, 몰아주기는 말도 안되는 말이다.
심사위원들이 공정하게 했다면, 그 결과를 진행본부가 바꿔치기 했을까? 그럴수 없다. 심사위원들의 심사 결과는 그 분들의 서명이 된 기록지로 보관되며, 그 분들의 확인 하에 발표가 된다.
2. 둘째로 좋은 작품이 많은 데 빠졌다는 이야기들이 있다. 물론 우리가 심사한 1200여 작품은 나름대로 작품세계를 갖고 있는 글들이었다. 그렇기에 백일장에 출품이 되었을 것이고.
그런데 심사위원들은 전체 작품을 보면서 서로 비교도 하고, 좋은 작품을 다른 심사위원들에게 추천도 한다. 그 과정에서 네 명의 심사위원이 동의하지 않은 어떤 작품도 입상작에 들지 못했다. 글의 수준, 작품의 깊이, 문학성, 주제와의 밀접성 등에 대해 서로 의견 교환을 한 뒤에 의견의 일치를 보는 작품들이 입상작에 들었다는 말이다.
대상 작품에 대해 '자연사랑, 농촌 사랑'이라는 주제와 동떨어진 작품이라고 어떤 회원은 지적을 했다. 우리가 주제로 내세운 자연사랑과 농촌사랑이 뭘까? 단순하고, 자연보호하고, 죽어가는 자연을 살리며, 어려운 상황의 농업을 사랑하자는 차원에만 그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만약.. 그런 취지로만 백일장을 한다면, 백일장이 필요한 게 아니라, 논설문 대회나 웅변대회가 났지 않을까? 백일장은 자연과 농촌을 품는 대 주제 안에서 찾아낼 수 있는 구체적인 아름다운 소주제의 이야기들.. 그것이 작품 속에 담겼을 때 시도 되고, 수필도 되고, 수기도 된다고 생각한다. 시의 경우에는 내용과 함께 시다운 작품성이 있어야 하고, 산문의 경우에는 역시 내용과 함께 문장을 풀어가는 힘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대상 작품은 심사평에서도 쓰여있듯이 대자연의 하나인 갯벌에서 억척스럽게 삶을 영위해 가는 어머니의 고달픈 시간을 시적으로 잘 형상화 한 작품이다. 내용적인 면에서도 탁월하지만, 시적인 완성도의 면에서도 분명 다른 작품들 보다는 높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고 본다. 그러기에 심사위원들의 이견없이 만장일치로 대상작으로선정했으며, 주저함도 없었다.
많은 응모작들이, 산문 끊어 놓기 식의 시, 보고서 식의 수필과 수기에 머물렀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난해 보다는 전체 응모작의 수준이 분명히 높아졌으며, 앞으로 내년 백일장도 기대가 된다.
문학작품이라는것이 누가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그 평가가 극과 극일 수 있다. 회원들의 눈에는 아니어도 심사위원들의 시각과 전문적인 소견에는 우수 작품일 수 있다는 말이다.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아무쪼록 이번 입상결과에 대해 작품을 보고 판단해 주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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