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아무리 깡패짓을 해도
민간인을 상대로 이런 일을 하다니! 나쁜 놈들 "
그렇지요.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미국이 이제까지 전세계의 '민간인'들을 상대로 벌여온
일일이 다 꼽기도 힘든 살육과 만행들,
인디언 원주민들을 멸종까지 시켜 그 땅을 도둑질한 선대의 피를
지금까지도 '순수하게' 잘 이어오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
굳이 베트남이나 중동을 들지 않아도 되겠지요.
우리나라만 해도 노근리부터 광주까지
김구선생부터 이름없는 촌부까지
전쟁을 옹호하는 것도
테러를 합리화하는 것도 결코 아니지만
'본토'에서 안전하게 조종만 하고 남의 나라땅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그들도 과연 전쟁이 어떤 것인지
살육이 어떤 것인지, 파멸과 붕괴가 어떤 것인지
이런 경험을 통해서 깨달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면 어찌하겠나 싶군요.
(물론 그들이 제대로 깨닫지 못하리라는 것 또한 짐작하고 확인하고 있지만)
부시가 그런 막무가내인줄을 미국 국민은 몰랐단 말입니까?
그 막무가내의 주먹을 언제까지나 다른 인종들은 맞고만 있을 줄 알았단 말입니까?
세계의 대통령이라 자처하는 그가 참으로 '세계의 대통령'이 되었어도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이번 일이 그냥 광기어린, 맹목적인 테러집단에 의해 일어난 일이라면
이런 토론이 나올 가치도 없는 것이지만
평소 미국에 의해 짓밟혀 온 집단이 행한 것이라면
미국민들이 무조건 그렇게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팔 걷어부치고 나올 일이 아니지 않을까요?
부시는 제나라의 이익만 아니라 제 코 앞밖에 보지 못하는 사람같더군요.
지구의 환경을 지키자는 '세계기후혐약'에서조차 탈퇴하지 않았습니까?
도대체 지금 거기 미국에서 현세대만 살고 말 작정이란 말입니까?
지구가 숨쉬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오염되어도 저희나라만은 언제까지 청정할 것이란 말입니까?
이렇게 미래도, 이웃도 볼 줄 아는 눈을 가진 봉사를
미국국민은 세계의 대통령으로 뽑아 놓았단 말이지요.
그래서 오늘과 같은 이런 엄청난 재앙을 몰고 왔단 말이지요. 쯧쯧.
이번 사태가 어찌 미국에서만 끝날 문제이겠습니까?
보세요, 전쟁도, 핵무기도 불사하겠다 저러지 않습니까
세계가 모두 제 집 안 방인줄 아나봐요.
하긴 그들의 눈에 다른 인종, 다른 민족이 제대로 존귀함을 가진
인간으로 보이겠습니까, 그 해맑은 푸른 눈에...
며칠전 신문에서
생쥐가 고양이를 물어뜯는 장면을 보신 분들 있지요?
더 이상 도망칠 길도 없을 정도로 궁지로 몰아넣어서는 안 되는 것이지요.
이왕 죽을 거 한 번 물어뜯고 죽지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는 몰아가지 말았어야지요. 미국 국민들은 자기들이 뽑아놓은 대통령을 갖가지 강경정책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했습니까? 제지를 했습니까?
감히 우리 미국을 건드려?
너 한 번 죽어봐라
이렇게 미국은 지금 주먹을 걷어부칠 모양인데
지금이야 너무 감정이 격해서 힘들겠지만
왜 이런 사태까지 일어나고 말았나를 진지하게 반성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괜히 잘 있는 고양이를 쥐가 물어뜯었겠습니까?
고양이가 쥐를 죽이려 하는데 어찌 쥐인들 가만히 있겠습니까?
부시정권만이 아니라 그런 정권을 선택한 미국 국민들도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미국국민만이 아니라 우리 권력자들도
우리 국민들도 반성해 봐야 할 것입니다.
북한에 퍼주기식 햇볕정책 따위는 집어치우라고요?
그들이 기아로 즉어가는도 내 집에 감자 한 알 줄 수 없다고요?
내 저녁 밥상이 좀 허전해 지니까요?
미국이 소위 말하는 '불량국가' 중에 하나가 북한이지요.
우리는 그들과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평화롭게' 살고 있지요.
글쎄, 그들을 궁지로 몰아넣고 우리만 너른 땅에서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까요?
어차피 세계는 하나로 되어 갑니다.
그러나 그 하나가 하나의 인종, 하나의 나라, 하나의 권력만이 지배하는
하나여서는,
약자를 밟고 죽이고 만들어낸 하나여서는
결국 이와같은 '재앙'이 닥치는 것 아닐까요?
모두가 반성해야 합니다.
테러리스트들도 반성해야 하지만
미국도 우리도, 정부도 민간도 다 같이 겸허히 반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슬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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