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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숲의 사회, 인간의 사회 - 쓰레기의 차이
작성자 정찬희 조회 1089 등록일 2002.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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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사회, 인간의 사회 - 쓰레기의 차이

숲을 이루는 나무들은 토양의 공간과 대기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한다. 이러한 나무들의 잎에서 곤충이나 애벌레들은 삶을 위한 먹이를 찾게 되고, 나뭇잎을 먹는 곤충이나 애벌레들은 육식성 곤충이나 새들의 먹이가 된다. 기생버섯에 의해 침입을 받은 소나무는 나무를 갈아먹는 딱정벌레에 의해 최종적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딱다구리는 나무를 갈아먹는 딱정벌레를 열심히 찾아내어 배를 채우는 과정에서 둥글고 멋진 안락한 집 한채가 만들어진다. 그 멋진 집은 스스로 둥지를 만들지 못하는 산비둘기 식구가 살 수 있는 안락한 보금자리가 된다. 그러니까 딱다구리는 숲속의 뛰어난 건축가인 셈이다. 산비둘기는 딱다구리의 안녕을 간절히 바라는 숲속의 기도하는 야생조류인 것이다. 산비둘기는 도토리 열매를 이동시키고, 소나무 숲에서 참나무류가 번창하는 숲으로 변화시키는데 중요한 공헌을 하는 숲속의 조용한 혁명가인 셈이다.
떨어진 낙엽과 죽어서 썩어 가는 나무줄기, 짧은 일생을 사는 각종 작은 식물들의 사체 그리고 야생동물들의 사체나 그들의 배설물들은 작은 미생물들에 의해 분해되고, 이는 곧 영양물질로 변환된다. 이 영향물질은 다시 고등식물이 번창할 수 있는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작용을 하는 역할을 한다. 숲은 이렇게 늘 회춘해왔다. 숲에는 죽은 나무도, 나무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곤충도, 죽은 나무를 열심히 쪼아대는 딱다구리도, 땅위에 떨어진 나뭇잎 하나도 어디 쓸모 없는 것이 없을 만큼 완벽한 삶의 터전을 스스로 일구어 나가는 곳이다. 그렇게 많은 생물들이 함께 살아가는 공간에서 어느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즉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지혜를 숲은 이미 3억년이란 세월에서 배워온 셈이다. 맑은 공기와 산소와 맑은 물이 숲이 만들어내는 유일한 쓰레기다.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바로 숲이 버리는 맑은 물과 맑은 공기다.
우리는 무엇을 하는 것인가? 한 사람이 하루에 만들어내는 쓰레기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 4천5백만이 만들어 내는 쓰레기의 양을 생각하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며 또한 아찔하기까지 하다. 우리가 만들어내는 쓰레기는 과연 누가 필요로 할까? 인간 사회는 회춘하지 못하다. 이정표가 없는 일방통행의 외길을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 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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