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창중 4-H회. 이 민 정
제목 : 4-H회원의 의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어 언제 봄이 오나하고 기다렸는데 어느새
봄이 지나 초여름을 향해가고 있다. 가끔 신천 둔치를 걸어 갈 때면 새삼스럽게 봄이 왔다
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여러 색의 꽃들이 피어 있고 잔디는 푸르게 돋고 있다. 그래서 그
런지 왠지 모르게 편안한 마음이 들고 발걸음도 여유로와 진다. 그곳을 다니는 다른 사람들
도 왠지 여유로와 보이는 건 단지 내 생각일 뿐일까? 도심의 소음과 복잡함, 일상의 여유를
잊은 사람들에게는 조금이라도 자연을 담은 곳을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고, 그
것은 다시금 생활의 활력소가 될 것이다. 사람이란 존재는 결국은 자연으로 돌아가기를 원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공원을 찾고 꽃을 가꾸고 하는 것인지도...
이런 깨끗한 환경은 누구 한사람의 노력으로 가꾸어지는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의 노력
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시민단체의 봉사활동이나 개인적으로 주변을 청소하는 사람들의
적극적인 활동, 그리고 그 길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마음, 그런 소극적인 행
동 모두가 조화를 이룸으로써 만들어낸 결과이다. 꼭 환경만이 아니라 사회 역시도 그런 사
람들의 노력의 조화와 그 성과로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나 역시 1학년부터 지금까지 4-H회원으로 활동을 해왔다. 비록 크게 활동한 것은 없지만
나름대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행한 꽃가꾸기나 환경 미
화 활동 등에 참가해왔으며, 작게는 내 주변을 항상 깨끗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해왔다. '나
하나쯤이야' 하면서 쓰레기를 버리려는 행동, 그런 마음과 행동을 버리려고 무던히도 노력해
왔다. 지금까지 그 노력을 충실하게 시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
물론 그와 같은 행동들은 내가 4-H 회원이라는 집단에 속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환
경과 상호 작용해 나가는 인간이라는 존재로서 어떻게 보면 당연히 취해야 할 행동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해본다면 조금이라도 자신의 주변을 정리하고 가꾸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은 모두 비공식적인 4H의 회원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나 역시 작은 농촌마을에 살고 있지만 가끔씩 길을 걸으며 무성히 푸르게 옷을 입은 나무
와 꽃들을 볼 때면 농촌의 아름다움과 좋은 점을 느끼고 찾을 수 있었다. 또한 계절이 달라
질 때마다 길을 걷는 느낌도 달랐다. 그만큼 농촌환경이 사회의 복잡함에 시달린 도시보다
는 아름답고 깨끗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우리 주변에서 자연과 상호 작용하는 사람들을 찾기란 조금 힘이 든다고 생각한다. 물론
도시라는 배경에서도 뛰어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도시라는 조
건이기에 힘들 것이라고 생각된다. 나 역시도 4H의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지만 아무래
도 아직은 활동의 내용 면에서 조금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나와 같은 사람들을 위
해 농촌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을 찾아보았다.
4-H는 국가의 장래를 이끌어갈 청소년들로 하여금 "4-H회"를 통한 실천적 단체활동으로
지, 덕, 노, 체의 4-H 이념을 생활화하여 창의적인 사고와 과학적인 행동양식을 갖추고 친
환경적인 체험으로 농심을 함양하여 건전한 미래세대로 키우는 동시에 지역사회와 국가발전
에 기여를 목적으로 한 실천적 청소년 사회교육운동이라는 것을 모토로 한다. 정리를 하자
면 이성적인 사고를 갖고, 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 사회발전이라 볼 수
있다.
이런 4-H의 이념에 관한 예를 들자면, 오래 전의 사례이지만, 경남 동래군 철마면 임기리
4-H농촌구락부에서는 여러 가지 일들을 운영하고 있었다. 간단하게는 마을의 청소와 환경
미화에서부터 크게는 이발소 설치와 농로 확장에까지 이르고 있다. 그리고 과제 활동사항으
로는 개인적으로는 가계부 기록하기와 오이·가지 가꾸기 등이 있고 단체활동으로는 태극기
와 4-H기 만들기, 닭·토끼 기르기와 온상 만들기를 하였다고 한다.
이들은 단순히 자신의 주변만을 위한 활동이 아니라 마을 전체를 위한 활동을 하였다. 예
로 든 농로 확장의 경우, 먼 앞날의 편리와 이익은 간과하고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을 따지
고 있어 많은 계몽이 필요했다고 한다. 그 결과 농로가 확장된 오늘날에는 추수 때나 보리
갈이, 모내기, 나무하기 등 모든 일이 능률적이며 농민의 많은 고역을 덜어주고 있다.
이 모든 것은 그들 회원들의 창의적이고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능력과 사고에서 비롯되었
다고 할 수 있다. 회원들 역시 마을 동민들처럼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했다면 그런 결과는
절대 일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현재보다는 미래를, 자신의 이익보다는 전체의 이익이 중요
함을 알고 그것을 추진할 수 있는 역량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할 수 있다.
나는 가끔씩은 이런 생각을 한다. '농촌이 없고 도시란 곳만 있으면 어떡해될까?' 라고.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그렇기에 농촌의 환경은 이만큼 우리에게 많은 비중을 준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도시의 발전만을 생각할 뿐만 아니라 농촌의 환경도
발전할 수 있도록 생각하고 노력해야 하며, 더불어 우리농촌을 잘 가꾸고 사랑하는 마음도
가져야 할 것이다.
나는 이 시점에서 다시금 나 자신을 생각해 본다. 비록 중학교 3학년 학생이고, 이제 4-H
회에 입문한지 3년째 되는 햇병아리에 불과하지만, 내 나름대로 내가 살고있는 이 고장과
주위의 사람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한번 더 둘러보고, 올해는 기필코 더욱
더 보람있는 4-H 회원 생활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볼 것을 스스로 굳게 다짐해 본
다.
전국의 4-H 회원 여러분 우리 모두 다 농촌의 발전과 나아가 국가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한줌의 퇴비가 되도록 다 같이 노력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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