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천리 할머니가 보내주신 두 포기의 호박 모종
병약한 새색시 같이 힘들여 서 있다.
아버지의 정성으로 안마당 구석에 보금자리를 틀었다.
초봄의 늦은 밤 동장군에 감기 취할까봐
비닐이불 덮어쓰고
해 오른 한 낮에는 이불을 개었다.
온갖 정성 다 쏟으신
아버지의 이마에 죽므이 하나 더 늘었다..
자고 나면 한뼘, 두뼘,슬금 슬금 키 크더니
담을 타고 나무 곳곳을 누비다가
어느날 드디어 노란 꽃이 호박 꽃
이곳에도 저곳에도 벌들이 춤을 춘다.
얼마 후 호박이 달리고 친척들이 피서오면
찌개로,전으로,뽁음으로
아버지의 보살핌에 화답할것이다.
호박아 내년에 또 만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