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1
숨을 쉬고 싶을때...
깨끗해 지고 싶을때...
편안함을 느끼고 싶을때...
머리속에 무엇들이
가득차 있을때...
맨발로 흙위에 선다.
흙2
두손을 크게 벌려
함움큼 흙을 쥔다.
온기없는 차가운 흙을
두손으로 잠시 감싸본다.
그리곤 따뜻해진 흙으로
고향을 빚는다.
흙은 이내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려 버리곤
짙은 향기만이 남지만
고향은 그래도
내 손안에 머문다.
흙3
땅 위에 서서
달린다.
달리다 달리다
땅을본다.
다시 달린다
달리고 달리고
다시 땅을 본다.
여전히 나는
하늘빛 땅 위에 서 있다
아무리 다리를 뻗어 달려도
흙속에 머무른다.
흙4
햇살 좋은날
너의 위에 달린다
부드럽고 시원한 기운이
온몸을 가볍게 흔든다.
어두운 슬픈날
너의 위에 달린다.
네 가득 머금은 눈물이
내 발목까지 스며든다.
너의 느낌이
내 두발과 맞닿아
나는
너와 함께 숨을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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