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할 거리 바닥째 긁어 한 솥 지어놓고,
하늘 빼꼼한 사이
찬거리 할 뭐라도 있을까
몇 차례 뒤지고 간 채마 자리
혹 늦순 자라지 않았을까
다시 비 몰려오는데 아직까지 어머니는 돌아오지 않았다
미처 빠지지 못해 맴도는 물고랑 물따라
뜬 송홧가루 달무리 지듯 마당 끝 쓰는 동안
아무렇게나 엎어져 잠꼬대하는 동생
혀끝으로 맛있게 건져올린 허기진 꿈자락
디딤돌 삼아
어머니......불어난 계곡 물 건너시려나
발꿈치 뒤로 억세어 가는 산채 끝물 흐므러져 내렸다
안개 걷히는가,수제비 같은 구름 몇 점
사립짝에서 훌쩍 커버린 듯한 호박잎
한잎에 쏙 입안을 감싸안듯
쌈을 오므리는 우리들 손바닥으로
산그늘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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