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읽은 책에 있었던 내용입니다. 좋은 글 인 것 같아 소개하고자 합니다.
아침편지 문화재단에서 일하고 있는 아침지기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말이자 수칙이 하나 있다. 아침지기가 되면 맨 처음 듣는 '7가지 아침지기 수칙'중에 하나인 이 말은 바로 '지나가는 말'이다.
예를 들어서, 함께 일하는 동료나 윗사람이 책상위의 먼지를 보고 "어~책상 위에 먼지가 많네."라고 지나가듯 말했다고 치자. 그런데 그 다음날도 책상 위의 먼지가 그대로면 '지시'가 나가게 되고 '지시'마저 제대로 전달이 안 되면 '명령'이 떨어지게 된다. 지시와 명령의 단계로 들어서면 이미 두 사람 사이에는 불쾌감과 불편한 감정이 생겨버린 뒤다.
지나가는 말을 잘 새겨듣지 못하면 인간관계가 틀어지기 쉽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물론이고 특히 큰 비전을 가지고 함께 나아가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지나가는 말을 잘 들어야 한다. 그래야 서로 얼굴 붉히는 일 없이, 그리고 건조하고 빡빡함이 없이 큰일을 잘 해나갈수 있다.
지나가는 말은 가정이나 직장 내 상하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연애할 때도 매우 중요하게 적용된다. 한 여자가 남자 친구에게 지나가듯 "토요일에 뭐하세요?"라고 물었다 치자. 남자 친구의 대답이 "왜요? 저 바쁜데!"라는 대답을 듣게 되는 순간 여자는 '상처'를 받게 되는 것이다. 여자가 직접적으로 하지 못하고 에둘러서 말하는 '지나가는 말"을 센스있게 잡아채서 특별한 데이트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남자는 좀처럼 사랑받기 힘들어진다.
다른 예를 들어볼까? 데이트 하던 여자가 액세서리를 들여다보며 "와, 참 이쁘다...그런데 너무 비싸네." 라고 말했다 치자. 그 지나가는 듯 내뱉은 말을 마음에 잘 담아두었다가 열심히 돈을 모아 몇 년 후에라도 선물해주는 그런 남자가 있다면 그 어떤 여인이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가 말이다.
모든 인생 여정에서 만나는 사람 사이에는 연인의 '액세서리'와 같은 지나가는 말이 무수히 많다. 그게 크든 작든, 비싼 것이든 싼 것이든, 중요하든 중요하지 않든 말이다. 그걸 놓치지 않는 것, 잘 새겨들었다가 신경써주고 챙겨주고 바로 행동해주는 것, 그것이 중요한 것이다.
혹시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도 누군가 지나가듯 한 말이 있었는지 가만히 생각해 보시길 바란다. 뜻이 있는 말을 지나가듯 던진 사람은 그 말을 들은 사람보다도 더 오래 기억하게 되는 법이다. 세월이 지나도 마음에 오래 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지나가듯 던진 말을 들은 '그 사람'이 언젠가 회답해주기를, 행동해주기를 기다리게 된다. "그때 그런 말씀하셨죠? 이제서야 답을 드립니다."하는 진심어린 대답말이다.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의 말 한마디, 그 '지나가는 말'을 잘 들어서 그 말이 말 그대로 그냥 지나가버려 '지시'가 되고 '명령'으로 바뀌고, 마침내 서로 불편함과 상처가 되지 않도록 잘 붙들기를 바란다.
'지나가는 말'을 놓치지 않고 잘 붙들어서 배려하고 관심 보여주고, 마음을 담아 바로 행동하는 센스넘치는 사람들이 넘쳐나기를, 그래서 눈빛만으로도 마음이 통하는 아침편지 가족들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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