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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문화탐방기행기-첫째날
작성자 주지민 조회 940 등록일 2002.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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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문화탐방기 - 첫째날

매년 실시하고 있는 전국 학생4-H회 대표회원 남도문화 탐방 활동을 위하여 여느 날보다 일찍 눈을 떳다. 여름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첫 번째로 실시하는 대외 활동은 '우리의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와 올바른 역사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전국의 각 시도 대표학생회원과 각도 4-H지도교사협의선생님들과 관계지도자선생님이 1년에 한번씩 만나서 세미나와 문화탐방활동을 여름방학에 실시하는 연중행사이었다.
8시까지 학교에서 만나기로 된 영동군 대표학생 집에 일일이 확인전화를 하였으나 으레 한명씩은 약속을 소홀히 하는 친구가 있는가 보다. 이미 학교장에게는 출발보고를 하였지만 평소 얆전하던 정은진학생이 약속시간이 다되어 가는 데도 보이질 않는 것이었다. 속을 끓이다가 시간이 한참이나 지난 듯하여 교문을 빠져나오는데 어머니의 승용차에서 급히 내리는 학생이 보였다. 혼내줄 참으로 시간을 확인하니 약속시간과는 2분밖에 초과를 안한 시간이었지만 내게는 많은 시간이 흐른 듯하였다.
"다들 준비물 잘 챙겼지? 담임선생님껜 미리 전화를 드렸지? 자 출발한다" "네 선생님!"
비는 그제부터 구질구질하게 오락가락하던 비가 새벽부터는 빗줄기가 굵어지고 좀처럼 그칠줄을 몰랐다. 8시에 출발한 승용차는 30분이 지나 옥천 톨게이트지점부터는 와이퍼의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었다. 온통 긴장을 하며 일차목적지인 청주에 있는 도농업기술원에 도착을 하니 이미 약속한 각 시군의 대표학생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미안한 마음으로 눈인사만 보내고 관계자가 있는 사무실에서 커피를 마시고 담소를 나누는 동안 도 관계자는 옥천의 대표학생이 미 도착을 확인하느냐고 분주한 모습이었다. 학생 두 명이 집에도 없고 학교도 연락이 안되고 결국 중학생 2명을 제외한 충북의 대표학생 26명과 지도공무원 2명과 함께 관광버스에 올랐다.
차는 중부고속도로를 지나 경부선을 거쳐 대전과 통영을 잇는 대진고속도로를 접어들자 빗줄기는 점점 가늘어지더니 금산 휴게소를 지나게 되자 하늘은 맑게 게이고 있었다.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에 걸쳐 있다는 일기예보를 접했지만 이 좁은 땅덩어리 위의 같은 하늘이 이렇게 차이가 나더란 말인가? 생각을 하면서 연일 방학준비에 강행군을 한 피로한 몸을 차창에 기댄 채 창밖에 펼치는 풍경에 별 생각 없이 시선을 던졌다. 차가 무주를 지나 덕유산자락을 지나는데 산허리에 걸터앉은 구름이 하늘을 향하여 부지런하게 올라가는 모습이 내 마음과 같이 분주해 보였다.
모처럼의 바쁜 일상생활에서의 벗어남인지, 긴장이 풀어짐인지 차창에 기댄 몸은 나의 통제 밖이었다. 한참을 지나 깜짝 놀라 눈을 떠보니 벌써 버스는 남강천을 끼고 경남 산청을 지나고 있었다.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가 진주 분기점에서 부산 광주를 잇는 남해고속도로 위를 달리자 아쉬움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진주가 어떤 땅인가? 대하 소설 토지의 배경무대이며 역사 깊은 고도로써 진주산성이 있고 그 안에 촉석루며, 왜장을 안고 남강의 물속으로 함께 빠져 죽은 의녀 논개 사당이 있는데, 그 님의 체취를 느끼며 그 옛날 왜군을 물리친 많은 장수들의 혼을 위로라도 하듯 잠시 눈을 감고 명상을 하고 진주를 뒤로 둔채 버스는 빨리도 달리고 있었다.
언제 장마전선이 지났느냐고 비웃기라도 하듯 날씨는 너무나 화창하고 창밖의 아스팔트에 펼쳐지는 신기루는 참으로 신기하기도 하였다. 이 시간에도 서울지방은 비가 내리고 있다는데 어찌 이곳엔 고속도로 위의 지열은 하늘을 향하고 있는지 좁다고만 느낀 이 강산이 오늘은 착각이 들고있었다.
우리일행을 태운 버스는 경남 하동을 지나니 전라도와 경계로 흐르고 있는 섬진강이 눈에 들어왔다. 저 멀리 부부가 조개 잡는 모습을 보고 지나노라니 3년 전인가 교직원 연수차 지리산에 왔다가 이 근처 어데선가 맛을 보았던 시원한 재첩국이 생각이 났다. 정말 시원했었는데....
섬진강을 지나니 바로 광양제철소가 있는 동광양이라는 이정표가 눈에 커다랗게 들어왔다. 어! 이곳은 울 수영의 제자가 살고있는 도시인데 난 얼른 폰을 들었다. "야 보길댁 샘이다!" 반가운 목소리에 차안이라는 것도 잊은 채 울 학생들의 의아한 눈망울도 아랑곳하지 않고 반갑게 통화를 하였다.
몇 해전인가. 동기 경순이 내외랑 아이들을 데리고 영동에 온 후론 보지 못했던지라 한동안 소원했던 옛 제자가 살고있는 도시를 지나고 있음에 반가운 나머지 그만 에티켓도 망각한 모양이었다. 통화를 마치지도 않았는데 차는 순천을 지나 서순천 TC를 빠져나오고 있었다. 담에 다시 하기로 하고 주변을 살펴보았다. 차는 승주 구례방향으로 가는가싶더니만 우리를 반기는 환영 현수막과 함께 네잎 크로바 4-H깃발이 길가에서 펄럭이며 안내도우미들이 마중을 나와 있었다. 좁다란 길을 따라 한참을 가니 우리의 목적지인 순천 청소년 수련소에 당도하였다. 이미 많은 도 대표학생들과 낯익은 선생님들이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우리일행을 반기고 있었다. 등록을 하고 방 배정과 유니폼을 배당 받아 나누어주고 주의사항과 함께 시간표대로 바쁘게 움직였다. 우리는 채 여장을 풀지도 못하고 급히 옷을 갈아입고 입교식이 있는 대강당으로 집결을 하였다. 반가운 선생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입교식 후 순천시장이 마련한 만찬장으로 가기 위해 관계지도자와 우리 지도교사들은 한 차에 올라 만찬장인 시내입구에 당도하여 저녁 겸 약간의 알콜의 힘을 얻어 목소리가 커져왔다. 한참 여흥에 겨워있는데 벨소리에 놀라 밖으로 나오니 전에 근무했던 수영의 졸업생의 반가운 목소릴 듣게되었다. 구례에서 순천까지는 30분 거리이니 신랑이 퇴근을 하면 함께 찾아오겠다는 소리에 염려반 기대반으로 담소를 나누고 숙소로 돌아왔다. 산중 깊은 곳이라서 내 폰은 통화불능이었다. 저녁행사인 "남도문화의 이해"특강 시간을 마치니 벌써 10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우리는 각자 정해진 숙소에서 샤워를 하고 있는데 "주선생님 아가씨 면회요!" 라는 소리가 들렸다. 난 피!하고 웃었지만 혹 울 제자?하고 급히 현관으로 나가니 이게 왠일인가 13년전의 제자가 이쁘게 하고 환한 미소로 반기지 않는가? 정말 반가웠다. 어찌 이 멀리 최남단 순천에서......
제자가 타고온 승용차를 타고 시내를 나갔다. 근처에 다른 제자가 있으니 그리로 가자고 제안을 하고 전화를 하여 광양시가지로 향하였다. 신랑은 아기 때문에 못나오고 제자만이 기다리고 있었다. 함께 잘 마시지 못하는 맥주를 시키고 안주를 푸짐하게 시키고 보니 시간은 1시를 넘고 있었다. 맥주 3병값 치고는 너무 비싼 값을 제자가 치루고 나서 아쉬운 작별을 하고 돌아오니 1시반 낯설은 수련원의 풀벌레소리가 정막한 산중에 보름달만이 아쉬움과 그리움만을 더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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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쓰는 글이나마 함께하지 못한 회원학생들을 위하여 올려봅니다. 널리 양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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