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의 사계 차가운 땅을 밀어내며 기지개 펴는 새싹이 고개를 내밀 때 논 논들마다 자신의 몸에 봄 하늘을 채울 때 개구리들이 노래를 부를 때 모판의 모들이 자신의 자리를 찾아 갈 때면 농촌의 봄이 온다.
새 빨갛게 익은 해가 격렬히 빛을 뿌릴 때 땅을 비옥하게 하는 거름을 줄때 두터운 수박 한 조각으로 갈증을 해소 할 때면 농촌의 여름이 온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할머니가 두 손을 모은 채 풍년을 빌 때 꼬리 끝이 새빨갛게 물든 잠자리가 황금 들녘을 헤엄 칠 때 옥수수 하모니카 소리에 맞추어 농촌의 가을이 온다.
꽁지머리들만 덩그러니 남은 논을 바라 볼 때 쌀 한 톨, 볏짚 한 묶음 자신의 역할을 다할 때 농촌 사이사이 쓸쓸함이 스며 들 때 농촌의 겨울이 온다.
광석중학교 최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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