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글쓰기 목록
제목 .....서 커 스.....
작성자 윤해정 조회 700 등록일 2002.08.18
파일













…서커스 …

내가 십대였을 때의 일이다

어느날 나는 아버지와 함께 서커스를 구경하기 위해 매표소

앞에 줄을 서 있었다

표를 산 사람들이 차례로 서커스장 안으로 들어가고

마침내 매표소와 우리사이에는 한 가족만이 남았다

그 가족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열두살 이하의 아이들이 무려 여덟명이나 되는 대식구였다

분명히 말할수 있는것은 그들이 결코 부자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입고 있는 옷은 비싸지 않아도 깨끗했고

아이들의 행동에는 기품이 있었다

아이들은 둘씩 짝을 지어 부릿광대와 코끼리

그리고 온갖 곡예들에 대해 흥분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이 전에는 한번도 서커스를 구경한 적이 없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그날밤은 그들의 어린 시절에 결코 잊지 못할 추억이 될것이 틀림없었다

아이들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자랑스런 얼굴로 맨 앞줄에 서있었다

아내는 남편의 손을 잡고 자랑스럽게 남편을 쳐다보았다

그 표정은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당신은 정말 멋진 가장이에요"

남편도 미소를 보내며 아내를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당신 역시 훌륭한 여성이오"

이때 매표소의 여직원이 남자에게 몇장의 표를 원하냐고 물었다

남자는 목소리에 힘을 주어 자랑하듯이 말했다

"우리 온 가족이 서커스 구경을 할수있도록

어린이표 여덟장과 어른표 두장을 주시오"

여직원이 입장료를 말했다

그 순간 아이들의 어머니는 잡고 있던 남편의 손을 놓고 고개를 떨구었다

남자의 입술이 가늘게 떨렸다

남자는 매표소 창구에 몸을 숙이고 다시 물었다

"방금 얼마라고 했소?"

매표소 여직원이 다시 금액을 말했다

남자는 그만큼의 돈을 갖고 있지 않은게 분명했다

그러나 이제 와서 어떻게 아이들에게 그 사실을 말할 것인가

한껏 기대에 부푼 아이들에게

이제와서 서커스를 구경할 돈이 모자란다고 말할 순 없는 일이었다

이때였다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나의 아버지가

말없이 주머니에 손을 넣더니

20달러짜리 지폐를 꺼내 바닥에 떨어뜨렸다

그런 다음 아버지는 몸을 굽혀 그것을 다시 주워 들더니 앞에 서있는

남자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여보시오 선생. 방금 당신의 호주머니에서 이것이 떨어졌소"

남자는 무슨 영문인지 금방 알아차렸다

그는 결코 남의 적선을 요구하지 않았지만 절망적이고 당혹스런 그 상황에서

아버지가 내밀어 준 도움의 손길은

실로 큰 의미를 가진것이었다

남자는 아버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더니

아버지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20달러짜리 지폐를 꼭 움켜잡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고맙소 선생. 이것은 나와 내 가족에게 정말로 큰 선물이 될것이오"

남자의 눈에서는 눈물이 글썽거렸다

그들은 곧 표를 사갖고 서커스장 안으로 들어갔다

나와 아버지는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그 당시 우리집 역시 전혀 부자가 아니었던 것이다

우리는 그날밤 서커스 구경을 못 했지만

마음은 결코 허전하지 않았다













 

간단의견
번호 제목 작성자 등록일 조회 파일
2720 익산시4-H회원 해외연수 떠나요[0] 윤석한 2002.08.20 812
2719 마음이 쉬는 의자.....[0] 이춘자 2002.08.20 807
2714 초급 지도자과정 연수 - 담당자님 선생님들수고많..[0] 부천 정명고 2002.08.19 779
2717 답변초급 지도자과정 연수 - 담당자님 선생님들수고많..[0] 강인석 2002.08.19 729
2713 즐겨보세요[0] 이성희 2002.08.19 715
2711 2002 도농교류활동을 마치면서[0] 최규진 2002.08.19 810
2710 .....서 커 스.....[0] 윤해정 2002.08.18 700
2708 수해의 아픔을 함께나누자고 4-H가 나섰다 ! [0] 구현회 2002.08.18 757
2705 도농교류활동을 마치고[0] 주지민 2002.08.16 848
2704 도농교류활동을 마치고.....[0] 주지민 2002.08.16 779
처음 이전 251   252   253   254   255   256   257   258   259   260 다음마지막
 

(우) 05269 서울특별시 강동구 동남로73길 31(명일동 48-1) Tel : 02)1533-4220 / FAX : 02)428-0455 Copyright(c) 2005 Korea 4-H Association All Rights Reserved. For Questions And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