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녁의 봄내음' 부슬 부슬 내리는 봄비는 나들이 길손 행장을 적시고 출렁이는 돌산 앞바다에 묶겨있는 낡은 고기잡이 어선들은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며 굵은 밧줄에 얽어 매인 "돌산 대교"가 위풍을 떨고 섬을 오고가던 나룻배는 포구의 한켠에 묶겨 옛 주인의 추억을 되사린다 구름 걷히고 눈부신 햇살이 횟집 창가에 드리우니 잔잔한 바닷물이 반짝이며 "끼익 끼익"울어대는 갈매기는 바다를 박차고 힘찬 비상을 한다 수평선 너머 눈부신 낙조에 여유로움이 흠뻑 적셔가며 한시름 바삐 살아온 어제의 삶을 젓가락 장단의 흥겨운 노랫가락에 소줏잔 깊숙히 나를 묻어 본다 바닷가 스치는 훈훈한 바람 비린내 흠뻑 풍겨오니 돌산의 바위틈새 이끼가 파랗고 잡목의 새움이 꿈틀거린다 남녁의 봄 내음이 콧가에 물씬 풍겨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