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내가 20대 후반의 나이로, > > 어느 한 사무실에 근무하고 있을때였다.. > > 주문한 설렁탕이 배달되자 사무실 사람들은 식사를 하려고 > > 회의실로 모여들었다 > > 그때 사무실 문이 열리더니 > > 김대리가 청소하는 아주머니의 팔을 끌며 안으로 들어왔다 > > "왜 거기서 혼자 식사를 하세요..우리도 식사를 하려던 > > 참인데..같이 하시면 좋잖아요..이리 앉으세요.." > > 김대리는 도시락을 손에들고 멋쩍어 하는 아주머니를 > > 기어코 자리에 앉혔다 > > "아니에요 저는 그냥 나가서 혼자 먹는게 편한데......." > > "아주머니 저도 도시락 싸왔어요 이것보세요" > > 정이 많은 김대리는 아주머니의 도시락을 뺏다시피 해서 > > 탁자위에 올려 놓고는 자신의 도시락을 나란히 > > 꺼내놓았다.... > > 아주머니가 싸온 반찬통에는 시들한 김치만 가득했다 > > 숫기가 없는 아주머니는 자신이 싸온 반찬이 창피했는지 > > 고개를 숙인채 조심스럽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 > "김치 참 맛있네요 아주머니!" > > 김대리의 말에 아주머니는 소리없이 미소만 지으셨다.. > > 다른 동료들도 아주머니가 싸온 김치를 맛나게 먹었지만 > > 난 단 한조각도 입에 넣지 않았다 > > 난 왠지 그 김치가 불길해 보였다... > > 밥을 다 먹고 나자 난 아주머니 에게 미안한 생각이 > > 들었다...... > > 그래서 출근할때 아내가 보온병에 담아준 율무차를 > > 아주머니에게 주었다 > > 종이컵에 따르면 두잔이 나오지만 > > 머그잔에 가득 따라 난 먹지 않고 아주머니에게만 주었다 > > 아주머니는 거듭 사양했지만 > > 결국 나의 성화에 못이겨 율무차를 마셨다 > > 아주머니는 율무차를 마시는 내내 벽쪽만 바라보고 있었다 > >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근데 제가 다 마셔서 어떻하지요?" > > "아니에요.." > > 아주머니는 내가 준 율무차를 조금도 남김없이 다 마시고는 > > 진심으로 고맙다는 미소를 지었다... > > 그리고는 머그잔을 씻어다 준다며 밖으로 나갔다.... > > 그날 7시쯤 집으로 돌아온 나를 보자마자 > > 아내가 대뜸 물었다 > > "아침에 가져간 율무차 드셨어요?" > > "그럼.." > > "어쩌면 좋아요 맛이 이상하지 않았어요?" > > "왜?" > > "아니 글쎄...율무차에 설탕을 넣는다는게 > > 맛소금을 넣었지 뭐에요...." > > 나는 아내의 말에 아무 말도 할수 없었다.. > > 그리고 나의 마음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 > 청소부 아주머니가 싸온 김치를 내가 불결하다고 생각할때 > > 아주머니는 소금이 들어있는 짜디짠 율무차를 마셨다.. > > 조금도 남기지 않고 몇번이고 맛있단 말을 되풀이 하면서... > > 그 날밤 나는 밤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