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성의없는 '마늘대책 현지 간담회'
"농민들 거센 반발"
이미 짜여진 정부안, 현지 간담회 중단 요구
김상권 기자
농림부가 영천시 농업기술센터에서 '2003년 마늘수급안정대책 현지 간담회'를 개최하였으나 농민들의 거센 반발로 무산되었다.
간담회 자리에는 의성, 영천 지역 20여명의 농민들과 농협 군지부, 지역 조합장 그리고 영천 마늘대책위가 참석하였다.
간담회 시작 전 영천농민회 이중기 회장은 농림부의 성의없는 마늘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2003년 마늘수급 및 가격안정 대책을 전면 재수정 할 것"을 요구하였다.
△농림부 이기식 채소특작과장 ⓒ의성군농민회 김상권
이어 의성군 농민회 신택주 회장은 "지금까지의 농림부의 허구적 행정은 필요 없으니 마늘 농민이 살수 있도록 정책을 수립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신안군에서도 마늘설명회가 무산된 것을 보면 현지 생산 농민들의 불만을 알지 못하냐"라고 꾸짖으며 "마늘종합대책의 실내용을 보면 1조 6000억원 이라고 정부는 밝혔지만 농가에 돌아가는 것은 몇 백억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농림부가 더 이상 마늘농가회생 정책이 없으면 차라리 농사 포기해라. 그러면 차라리 고맙겠다"라고 말하며 농민들은 "농림부에게 속는 것도 한두번도 아니고 이젠 질렸다" 라고 농림부를 성토하였다.
회의 도중 이기식 채소특작 과장은 "경북사람들은 예의가 없군요. 가겠습니다" 라고 말해 농민들의 분위기를 더욱 험하게 만들었다. 정부의 정책을 설명하는 자리이기도 하고 농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목적도 있는 자리였다. 하지만 정부 중앙부처 관리로서 언행의 문제점이 강하게 지적 되었다.
이기식 과장은 뒤에도 사표를 쓰겠다는 등 본연의 직책에 맞지 않는 말을 계속했다.
농민들의 어려운 정서를 모르고 스스로의 감정을 억제하지 못한 채 말을 계속하여 과장의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농민들의 흥분한 목소리는 점점 커졌다. 이는 분명 농업정책 전반적인 문제점으로 들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농민들은 "중국마늘 걱정에 경솔한 농림부 직원 걱정까지 겹쳤다"며 하소연했다.
채소 특작과장이 시종일관 비웃는 표정으로 말을 해 농민들은 더 이상 대화의 가치가 없다며 간담회 중단을 요청하였다.
△강하게 항의하는 영천시농민회 회장 ⓒ의성군농민회 김상권
경북도연맹 이주영 사무처장은 "이렇게 중요한 간담회 자리에 왜 농민들에게 참석 연락을 하지 않았냐"며 항의 했으며, 경북도청에서 발행된 공문내용 중 농업인단체(한농연,전농)라고 적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농에게는 공문을 보내지 않은 이유를 추궁했다.
경상북도 유통특작과 문상호 과장은 업무상 실수를 인정하였다. 경상북도 농정을 심하게 비판한 의성군 농민회 신택주 회장은 2000년 농민들이 제시한 마늘정책안을 하나도 고치지 않고 그대로 중앙으로 올렸다며 농업정책에 대한 고민이 없다고 증명했다.
공문건에 대해서는 도청과 마찬가지로 영천시에서도 농민회에게 공문을 발송하지 않아 고의적으로 배제한 것으로 보였다.
의성군농민회는 "이렇게 중요한 간담회를 지역 시/군에서는 하루전에 연락을 했다"라며 탁상행정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의성과 영천의 중요 생산품에 관련된 마늘수급안정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면 정부가 제출한 계획안이라도 미리 전달받아 지역 농협과, 마늘대책위 그리고 농민단체와 농민들이 모여 깊이 있게 의논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전 내용 전달은 아무것도 없었다. 농민도 모르고 조합장도 모르고 의성군청에서도 무슨 내용인지도 모른다고 하니 무슨 설명회가 될 수 있냐며 집중 성토하였다.
결국 간담회는 무산되었고 농민들은 비 오는 들을 향해 허탈한 발길을 옮겼다.
간담회에서 영천시 농민회와 의성군 농민회는 대정부 요구안을 발표했다.
△경북도연맹 사무처장 ⓒ의성군농민회 김상권
마늘 수급안정대책 현지 간담회를 즉각 중단하라
2000년 7월[한.중 마늘분쟁 당시] 정부가 금년말로 끝나는 중국산 마늘에 대한 '긴급 수입제한 조치'를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증국측과 합의문을 작성하고도 이를 발표하지 않았다. 더욱이 농민들은 내용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국제적 협상을 하는 멍청한 농림부를 볼 때 치미는 분노를 참을 수 없다. 또한 농민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농민 기만적 마늘산업 종합대책을 발표하였다. 작년 마늘산업종합대책 지역 설명회 자리에 경찰을 병력을 투입하는 등 어처구니없는 일들을 정부는 자행하였다.
오늘 역시 농림부는 이미 짜여진 정부의 안을 형식적인 방법을 통해 농민들을 속이려는 작태로 밖에는 볼 수 없다.
정부의 마늘정책에 대한 불신과 어려운 농업적 현실 앞에 농민들은 이제 한치의 양보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다.
우리의 요구
1. 정부는 중국과의 협상을 통해 세이프 가드를 연장하라.
2. 2002년 발표한 허구적인 마늘종합대책을 전면 폐지하고 중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3. 최저보장가격 협의회에 농민단체 참여를 확대해라.
4. 통계청 생산비 조사의 신뢰성이 떨어진다. 각 시/군 농정과 와 주산단지 생산단체 주도로 생산비 재조사하라.
5. 전농차원의 전국마늘대책위와 농림부 장관 면담에 나서라.
6. 반농민적 농림부 직원 김재왕 사무관을 경질하라.
7. 농림부 장관은 관련부처에 직접 세이프 가드 연장을 요구해라.
8. 이후 전농마늘대책위에서 제출한 마늘산업 대책을 정책에 반영해라.
9. 지속적으로 시장가격과 관계없이 정부 수매를 진행하라.
10. 마늘 생산비를 보장하고 중국산 마늘을 국내시장에서 격리 시켜라.
우리의 요구사항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전국 마늘생산 농민들을 중심으로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전개할 것을 천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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