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농림부장관 일행
농민 농성장 찾아 농가부채해결책 설명
"입장 차이 확인하는 데 그쳤으나 자주 대화하자"
이정미 기자
김영진농림부장관이 16일 오후 4시 여의도공원에서 농성하고 있는 농민들을 찾았다.
여의도에서 FTA국회비준저지를 위한 릴레이농성을 벌이고 있는 전농이 어제 국회에 상정된 농가부채특별법 개정안에 대해서 농림부장관과 면담을 신청했고 이에 농림부장관이 응답한 것이다.
여의도공원에 위치한 천막농성장안에는 30여명의 농민들과 농림부일행으로 가득찼다.
김영진 장관이 농림부장관 취임에 대한 소회, 당면한 농가부채, 농협개혁, FTA, DDA농업협상에 대한 농림부와 장관의 견해를 밝히는 것으로 간담회가 시작되었다.
강기갑 전농 경남도연맹의장은 구체적인 자료와 수치들을 제시하며 정부의 '정책자금 농가부채'의 문제점을 지적하였고 이에 대해 김장관은 전농의 '농가부채 해결을 위한 대안'에 관한 문서를 가져가서 면밀히 검토,연구하겠다고 답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국회비준에 관련해 김장관은 "국회에서 비준이 되더라도 이후 WTO-DDA협상에서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것"이라는 주장을 하여 이후 무역협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농과 현격한 입장차이를 밝혔다.
진주에서 왔다는 한 농민은 "식량은 생명산업이기때문에 기본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장관이 이런 확실한 철학을 가져야 하는데도 지금까지 이런 철학을 가진 장관을 본 적이 없었다. 김 장관에게 기대를 했었는데 실망스럽다"며 장관에게 서운함을 표시했다.
농가부채 문제에 농민들 큰 관심 보여
이야기가 농가부채로 전환되자 농민들의 시선이 일시에 김장관의 얼굴로 쏠렸다.
농민들은 정부가 내놓은 농가부채 해결 대책이 농촌 현실에서는 대안이 되고 있지 못한다며 현실적이고 장기적인 대안을 내달라고 요구했고, 농림부장관은 정부안은 파격적인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어떤 특단의 대책이 나올까 기대하던 농민들은 근본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의견을 좁히지 못했으나 농협 관련 몇가지 사안에 대해서는 적극 수용하겠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정광훈 민중연대 노농특위위원장(전 전농의장)은 "농산물 수입 이후 농가 부채가 급증했다"며 "농가부채를 안갚는게 아니고 못갚는거다. WTO를 막아주면 농가빚을 갚겠다. 그러니 수입개방을 막아달라"고 가슴 속 말을 전하기도 했다.
간담회 분위기는 열띤 토론의 연속이였다.
김장관은 농민들이 지적하는 구체적인 문제점 들에 대해 꼼꼼히 적었으며 동행한 농림부 직원은 부연 설명을 하기도 했다.
한시간 30여분의 간담회 자리를 정리하며 정현찬 전농 의장은 "농림부와 싸우자는 것이 아니고 외교통상부와 예산처랑 싸워야 한다"며 농림부가 농민과 함께 힘을 모아 죽어가는 농가를 살릴 대책을 마련하자"고 호소했다.
김장관은 이 날의 간담회가 정부대책을 설명하고 농민과의 간격을 좁히는 긍정적인 자리였다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자주 이런 자리를 갖겠다는 말을 남겼다.
이 날의 간담회 자리는 농림부와 농민이 농정전반에 대한 대책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라기보다는 서로의 입장 차이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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