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낳아기르는 여성들이 농업 지킬 터
여성농민들, 한-칠레 FTA저지 국회앞 집회
임은경 기자
여의도 국회 앞에서 농민들의 한-칠레 FTA 비준 저지 투쟁이 7일부터 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여성 농민들이 이어받았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이하 전여농)과 산하 도 연합 소속 여성 농민 60여 명은 22일 오후 3시부터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비준 반대를 호소하며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국회비준 저지 여성농민결의대회'를 진행했다.
△한나라당사앞에 내걸린 염원"한칠레 FTA 국회비준 거부하라!" ⓒ사진제공 전국농민회총연맹
△우리 농업이 망하고, 우리 농민이 죽고... ⓒ사진제공 전국농민회총연맹
△비켜라! 국회의원들 만나서 담판을 지어볼란다! ⓒ사진제공 전국농민회총연맹
윤금순 전여농 회장은 "지금 우리 농업 상황이 얼마나 절박하면 여성 농민들까지 나서서 이러겠느냐"며 절박한 농업 상황을 호소했다. 또한 "여성은 생명을 낳아 키우는 사람들이고, 농업도 생명을 키우는 일"이기에 "우리 여성들의 힘으로 농업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여농 경남연합의 김덕윤(53세)회장은 한-칠레 FTA 저지를 결의하며 얼마 전 경남연합 소속 한 회원과 함께 삭발을 했다.
"우리 머리 깎을 때 모여 있던 여성농민회 회원들이 참 많이 울었어요. 여자한테 머리는 소중하게 여겨지는 것이니까..." 김 회장은 왜 여자인 자신까지 머리를 깎고 혈서를 써야하는 지 모르겠다며 답답하기 짝이 없는 현실에 울분을 토했다.
전남 연합의 최순옥 사무국장은 지난 17일 광주전남 농민회가 자유무역협정 반대를 요구하는 고속도로 점거 투쟁을 하는 과정에서 14명의 농민회원들이 연행되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최 사무국장에 의하면 농민들은 '목숨을 걸고' 끝까지 투쟁했다고 한다.
이날 집회에는 학교급식네트워크, 반미여성회, 전국여성단체연합 등 여성관련 단체 관계자들도 함께 해 연대발언을 하기도 했다.
집회를 마친 여성 농민들은 한나라당사 주변의 소나무에 한-칠레 FTA 반대 의사를 담은 문구를 작은 천 조각에 저마다 적어 국회에서 제일 잘 보인다는 나무에 매달았다.
이후 여성 농민전원은 소복과 영정을 들고 한-칠레 FTA 반대 서명에 참여하지 않은 이미경, 추미애, 한승수 국회의원의 이름을 부르며 국회의사당 방향으로 행진하려다 경찰에게 가로막혔다.
여성 농민들은 여의도 공원에 마련된 천막 농성장에서 밤을 지내고, 23일 낮 2시까지 이 자리를 지킬 예정이다. 매일 2시에 새로운 지역 사람들로 교체되는 방식으로 농민들의 한-칠레 FTA 비준 저지 릴레이 농성은 이달 말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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