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어디에
이른 새벽 찬 이슬에
싱글대며 빛을 뿜던
보라빛 나팔꽃이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벼들이 촘촘이 박혀진
논뚜렁 사이에서
내 하얀 치마에
흙탕물을 튀기던 미꾸라지들이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늦은 밤
무더운 여름보다
더욱 짙게 묻어난
풀벌레 소리들이
도무지 어디로 갔는지 들리지 않다
아쉬운 마음에
한움큼 그리운 마음에
이 두손모아 움켜줘 보지만
이네 고운 가루만이 소가락 사이 사이로
어지렇게 흩날아 가버리고
남은 미련에
빈 손바닥만 초점없이 물끄러미 바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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