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투쟁, "이제부터 다음 투쟁 준비할 것"
농민단체 국회앞 릴레이 농성 해단식 가져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등 농민 단체 회원들은 30일 오후 2시 국회 앞(한나라당사 앞)에서, 지난 7일부터 한 달 가까이 진행해온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반대 릴레이 농성 해단식을 가졌다.
농민단체는 지난 2월 체결된 한-칠레 FTA 국회 비준안이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달 7일 투쟁 선포식과 더불어 여의도 공원에 천막을 치고 릴레이 농성을 진행해왔다.
원래는 해단식과 동시에 기자회견이 열려 향후 투쟁 일정이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투쟁 선포식 등에서 거론된 기존 투쟁 방침 말고 특별히 새로운 안이 나오지 않아 기자회견은 취소되었다.
서정길 전농 부의장은 '여는 말'을 통해 농민단체가 국회의원들로부터 받고 있는 한-칠레 FTA 비준 반대 서명 의원이 오늘(30일)로 136명이 되었다는 것을 보고하며 4월 한달 간 농성을 해온 농민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오종렬 민주주의 민족통일 전국연합 상임의장은 "4월 한달 국회 앞 상여 소리는 민족의 소리"였다며 "우리 모두가 함께 할 테니 농민 형제 여러분은 절대 외롭지 않다는 것을 기억해 달라"고 농민들을 격려했다.
민주노총의 유덕상 수석 부위원장은 "이번 4월에는 유난히 비가 많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열심히 국회의원 서명을 받으러 다니고, 한해 농사를 시작하는 이 바쁜 시기에 서울에 올라와 릴레이 농성을 벌인 농민들의 저력을 새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날 해단식에는 이밖에 민주노동당의 김혜경 부대표, 농민연대의 송남수 회장,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윤금순 회장 등이 참석했다.
30일까지 농민들이 한-칠레 FTA 비준 반대 서명을 받은 국회의원 수는 136명으로 과반수를 넘어섰으며, 이 중 한나라당 의원은 79명, 민주당 51명, 자민련 5명, 무소속은 1명이다.
릴레이 농성을 한 24일 동안 지하철 선전전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전달한 유인물은 15만 장이며, 농민들은 24일 동안 매일 국회 정문과 민주당사, 한나라당사 앞에서 8인 조로 1인 시위를 벌였다.
이번 릴레이 농성에 참여한 인원은 총 2000여 명이다.
전농을 비롯한 농민단체는 사실상 4월 한달 동안의 농민 투쟁에 힘입어 4월 임시 국회에서의 FTA 비준이 저지되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 과반수 국회의원의 반대 서명을 받아낸 것과, 시민 선전전을 통해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의 부당성과 농업의 현실을 알리고 공감대를 형성한 것을 성과로 꼽았다.
농민단체는 다음 임시 국회가 열리는 6월을 대비해, 다가오는 5월을 6월 투쟁 준비기간으로 삼기로 했다. 6월에는 임시 국회에 한-칠레 FTA 비준안이 상정될 가능성이 더 높으므로, 농민들의 투쟁의 강도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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