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칠레 FTA 6월 임시국회에서 비준추진키로
농어촌대책 T/F팀 청와대 국정과제회의에서 보고
농민들의 여의도 농성으로 4월국회에 상정되지 않았던 한-칠레 FTA가 6월달 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오늘 청와대 농어촌 대책 태스크포스팀은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정과제 회의자리에서 6월 임시국회때 "한-칠레 FTA국회비준과 FTA특별법이 동시에 처리되도록 하겠다"고 보고했다.
이날 회의에서 농어촌 대책 태스크포스팀은 한-칠레 FTA비준에 따른 국내 농어업 지원대책을 제시하고 2004년말까지 완료될 예정인 WTO 도하개발아젠다(DDA) 와 쌀 재협상 대책내용을 보고했다.
정명채 팀장은 이 대책이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이야기해온 '선대책 후비준'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농업시장개방은 피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농업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해 김대중 정부의 입장과 크게 차이가 없음을 밝혔다.
보고를 들은 노무현대통령은 "농민들이 여건 변화로 인해 느끼는 두려움을 불식시켜야 한다"며 "FTA만 생각하는 단기적인 처방만을 세울 것이 아니라 전 부처가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여 장기적으로 농업의 경쟁력 강화에 노력해 달라"고 지시했다.
노대통령은 또 "동북아 비젼이나 기술혁신위원회 같은 발전 영역도 중요하지만 사회통합을 통한 국민의 일체감 형성 없이는 그런 위원회도 성공할 수 없다"고 전제한 뒤 "발전분야는 민간영역에서도 잘 할 수 있지만 사회통합은 결국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면서 사회통합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고 정명채 팀장은 전했다.
대책팀은 FTA 지원대책과 관련, 경쟁력있는 농가에 대해선 안정적인 생산기반 확충을 위해 농가부채의 상환기간을 장기화하고 금리를 인하하는 한편, 경쟁력이 낮은 과수원, 영세 및 고령 농가는 희망하는 경우에 한해 지난 3년간의 순소득을 감안해 폐업이나 품종전환 등 구조조정을 지원하기로 했다.
노, 쌀 재협상 "관세화 유예를 원칙으로 하되 관세화 방안도 검토"
또한 DDA 협상과 관련해서는 '점진적이고 신축적인 개방' 원칙 아래 개도국 그룹 활동을 적극 전개하면서 '특별품목' 등 핵심 쟁점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대응전략을 수립키로 했다.
특히 2004년 쌀 재협상의 경우에는 우리나라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인 '추가적인 양허 제공 후 관세화 유예방안'과 '관세화 방안' 중에서 "관세화 유예방안을 원칙으로 밀어붙이되 너무 무리하게 밀어붙이면 관세화 방안을 받아들이는 것도 고민해 보라"는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고 정팀장은 발표했다.
농어가 부채 대책에 대해서는 6월에 상환이 집중도래되는 '농수산업경영개선자금'의 상환기간을 연장하는 것은 올 4월 발표되었던 바와 같이 '3년 거치 7년 상환안'을 유지하기로 했다.
더불어 정상상환이 곤란한 농가에 대해서는 워크아웃 방식의 '농업인경영회생 프로그램'을 시범도입하기로 했다. '워크아웃' 방식은 한마디로 부채를 갚을 능력이 되는 농가에게는 평가를 거쳐 장기적인 기간을 두고 환원해주고, 능력이 안되는 농가들은 퇴출시킨다는 뜻이다.
정팀장은 오늘 발표된 안이 기존의 안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의견에 대해 "관련부처간에 협의가 필요한 사안들에 대해서 조정하는 것이 오늘 회의의 목적이었으며 농림부의 안이 주로 받아들여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FTA에서 얻게되는 공업의 이익을 농업분야에 투자하겠다고는 발표했으나 '구체적인 안이 있는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이 '관련부처가 합심해서 농민에게 용기를 가지게 하라'고 했고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가, "관련부처간에 이견이 많아서 뭐라 단정짓기 어렵다" 라고 말을 돌려 아직까지 별다른 대안이 없음을 시사했다.
또 "국제무역법상 공업이익의 몇 %를 농업지원에 쓰겠다고 밝히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에 우회적으로 하겠다"라고 밝히고는 있으나 구체적인 법안이 없다면 50년 넘게 속아만 살아온 농민들이 현 정부를 믿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더구나 "2004년 쌀협상 이후로 미룰 수 없다면 최소한 DDA협상 이후로 FTA 국회비준을 미루자"는 농민의 의견을 묵살하고 한-칠레 FTA의 6월 국회 통과를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발표를 농민들이 쉽사리 수긍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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