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발로서는 의자.
얼마 전 청소를 하려고 식탁 의자를 밀어 넣는 순간
기우뚱하면서 의자다리 하나가 앞으로 휘어지며
균형을 잃고 쓰러졌다.
새로 사 온지 얼마 안되는 의자인데,
벌써 그렇게 접속 부분이 떨어져서 망가져 버린 것이다.
작년 가을 이사를 할 때 장롱을 사면서 덤으로 따라온
의자인지라 서비스를 받을 수도 없고,
받을 수 있다 해도 더구나 그 작은 것을 가지고
먼 거리에 있는 가구 마을까지 간다는 것도 그렇고,
해서 가까운 용접을 하는 곳에서 부러진 다리를
이어 가지고 오면서 생각해 본다.
우리 살아가는 모습도 때로는 이렇게 균형을 잃고
쓰러질 때가 있다고.
넘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면 쓸수록 자꾸만
균형을 잃어버린 의자.
그 절룩거리는 의자처럼 세 발로서는 삶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삶의 여정길이 늘 잔잔한 바람,
아름다운 향기만 나지 않고, 때로는 폭풍우가 일 듯
가끔은 그렇게 흔들리는 것, 불완전한것이
우리의 인생이 아닐까 하는 생각 해본다.
때로는 계획했던 생각과 의지가 꺾이고
일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며 균형을 잃기도 하고
자꾸만 넘어져서 실패하기도 하듯 균형 잡기가 힘든
그런 세발 의자처럼 말이다.
계획했던 일들은 다 뒤틀리고
왠지 나만 이렇게 쓰러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며 세상을 향해 원망의 눈길만 주던
그런 날엔 더욱이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그러나 새롭게 땜질을 하고 나면 감쪽같이 원래로
돌아와 균형을 잡고 우리의 무게를 지탱해 주며
편안한 쉼을 주는 의자처럼 완전한 삶을 향해서
이 봄에는 삐거덕 거리던 내 삶에 균형을 잡고
희망에 찬 봄을 맞이해야 겠고, 완전한 의자,
균형 잡힌 의자에 앉으면 생각해 본다.
내 지금 앉은 식탁 앞에서 가족의 건강이 지켜지고,
나의 정성이 더하여 화목한 가정과 웃음이 넘쳐나는
윤택한 나의 완전한 삶이 되기를 소망하면서..
<월간 참좋은사람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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