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래고등학교편   
 
어촌의 신화가 된 바위- 최현돌 기장군수
"어머니가 꿈에 큰바위를 보고 낳으셔서 현돌(玄乭)이라는 이름을 지으셨답니다." 부산광역시 기장군은 행복한 고장이다. 아름다운 자연이나 높은 주민소득 때문이 아니다. 바위와 같이 믿음직한 지도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고향땅을 밟지도 않다가, 선거 때만 되면 표 달라며 출마하는 부초 같은 지도자가 아니라, 이곳에서 낳고 자라고 일해온, 한번도 이 고장을 떠나보지 않은 최현돌 군수가 현직군수로 있는 고장이기 때문이다.
"이 부락을 떠나지 말아라. 이곳에서 부자소리 듣고 한번 살아 보아라"
치료비가 없어 돌아가시는 어머니가 스물두살의 아들을 앞에 놓고 하신 유언이었다. 어머니를 사랑했던 아들은 어머니의 유언에 순종했다. 그는 남의 집 소먹이기, 산에 가서 나무해다팔기, 모 심어주기, 고깃배 타기, 미역 니야까 끌기, 해양경비대, 멸치장사, 외항선원, 돼지 사육, 쪽파농사, 미역장사, 멍게장사, 어장경영, 부산광역시의회 의원을 거쳐 이제 부자는 아니지만, 어머니가 계셨다면 부자보다 몇배 더 기뻐하실 군수가 되었다.
그러나 최현돌 군수의 신화는 우연한 것이 아니다. 갑자기 받은 행운으 선물도 아니다. 고난과 싸워 이긴 결과이다. 그 결과는 고향을 지킨 그에게 준 고향의 선물이기도 하다.
1949년, 경상남도 기장군 일광면 문중리 가난한 어부네 초가 삼칸집에 셋쨰 아들이 태어났다. 자라서 동네에 있는 칠암초등학교에 입학한 현돌 소년은 동요와 동화 읽기를 좋아했고, 특별활동 시간에 '이수일과 심순애'를 하때는 주인공이 되고 싶어 "저 시켜주세요!" 하며 손을 들고 나가는 적극적인 아이였다. 그렇게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이웃의 장안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합격하였으나, 더 이상 진학할 수가 없었다. 어머니는 병으로 몇 년째 앓고 계셨고, 아버니는 4남 3녀를 먹이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합격한 고등학교를 포기해야했던 최현돌 소년은 그냥 좌절 속에서 울고만 있지는 않았다. 그는 부락에서 유일한 대졸자인 박일웅선배를 찾아가 학교에 못가는 청손년들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였다. 소년의 뜻을 가상히 여긴 선배님은 4H클럽을 조직하여 마을회관에 중.고등학교반을 만들어 진학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가르쳐 주었다. 최현돌 소년은 그곳에서 고등학교 과정을 열심히 배웠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한글을 모르는 주민즐에게 한글 가르치는 역할을 맡아했다. 당찬소년 최현돌은 자연시 4H운동의 기수가 되었다. 그리하여 동네 사람 앞에서 '술안먹고, 담배 안피고, 화투 안치기" 선서를 하고, 화투 화형식도 했다.
그러던 어느날 어머니가 돈이 없어 우시는 것을 보고는 돈벌이가 좋다는 외항선을 탔다. 망망한 바다 위에서 그는 늘 생각했다. 돈 때문에 이 일을 하지만, 이게 내길은 아니라고 외항선원 생활이 2년쯤 계속되었을 때 어머니는 가셨고, 그는 고향으로 돌아왔다.
4H회원이었던 아가씨와 결혼을 할때는 그쪽 집에서 가난하다는 이유로 반대를 했지만, 결국은 그의 성실성이 그들을 설득하였다. 결혼을 하고 헛간 같은 스레트 셋방에 살면서 그가 시작한 첫번째 일은 쪽하농사였다. 오토바이를 타고 전국을 돌면서 좋은 쪽파씨를 구해다가 심어놓고, 쪽파가 자라는 여름에는 송정, 애운대 수욕자에서 아내와 함께 니야까를 끌며 멍게장사를 했다. 해수욕 철이 지나면 멸치장사, 미역장사, 김장사를 했고, 틈틈히 돼지를 길러 내다 팔기도 했다.
그렇게 생존을 위해 쉬지않고 일하던 그의 눈에 차츰 사업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4H운동으로 공동체의식이 강하던 그에게 너무나 당연한 생각이엇다. 당시 기장군에서는 개인별로 미역을 건조해서 도매상들에게 파는 형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개인별로 할 것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운영하여 공동으로 판매하면 더 편리하고 많은 이익이 날 것이라는 착안을 하게 되었다. 다행이도 많은 주민들이 그의 제안을 따라 주었다.그리고 그 사업은 지역소득사업으로 성공적이었다.
그래서 그느 '83년에는 어민 후계자가 될수 있었고, 수산 진흥원에서 교육을 받고 몇 년 후에는 양식어업장을 구입하여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여 그 유명한 기장 미역을 서울과 부산의 시장으로 판매하였다. 그의 신망은 차츰 높아져. 그는 면지도자, 군 지도자 , 협동조합 감사, 새마을 지도자등을 거치면서 고향의 일꾼으로 성장한다.
결혼한지 꼭 8년만인 36세에 그는 스레뜨 움막집을 청산하고 집한채를 사게 된다. 그에 대한 고향으 신망은 더욱 높아져 그는 기장 JC회장, 로타리클럽 감사, 수산진흥원 감사, 수산진흥원 감사 등 주민을 위한 봉사라면 모두 했으며, 주민들의 권유로 부산 광역시의회 의원에 입후보 하여 압도적인 표로 당선이 된다. 이제 큰부자는 아니지만, 집도 한채 있고, 수입을 올려주는 광어양식장과 , 축양장이 있고, 아내와 삼남매가 있는 행복한 가장이었다. 그러나 그의 가슴속에 있는 채워지지 못한 빈 공간은 어쩔수가 없었다. 고요한 시간이면 홀연히 깨어나는 아픈추억, 그것은 열 여섯 살 때 합격하고도 갈수 없었던 고등학교였다. 꼭 한번 써보고 싶었던 고등학교모자, 한번도 입밖에 내어 말한 적은 없지만, 그 고등학교가 늘 그의 가슴을 허비고 있었다. 그는 그 학력의 아픔을 메워보려고 동국대 서울 캠퍼스 경영대학원에 등록하여 1년간을 꼬박꼬박 다니기도 하고, 행정대학원 경주 캠퍼스에도 다녔다. 또, 부산대학교 환경대학원에도 다녀 보았다. 그러나 허전한 가슴은 채워지지 않았다. 아무리 대학원을 몇 개씩 다녀도 정부가 인정하는 그의 학력은 여전히 중졸일 뿐이었다.
부산시 시의원 61명 중에 중졸은 단 1사람 자신 뿐이었다. 마침 시의회 예결위 산사를 맡고 있던 그에게 '중졸에게 그런 중요한 직책을 맡겨도 되겠는가?'하는 이야기가 돌았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예결산 문제라면 나름대로 공부하여 박사나 다름없는 그였지만, 공식적인 시의원 3년차 되던 해 결심을 했다. 정부가 인정하는 학력을 가져야 한다고. 그래서 고졸도 되고 대졸도 되자. 그는 다음에 봄에 동래고등학교 방송통신고등학교의 문을 두드렸다. 방송통신고등학교 1학년이 되던 해에 기장군수 보궐선거가 있었다. 그는 고향 선배님이며, 방송고 선배님의 권고로 출마를 결심했다. 선거 벽보와 선거 전단에는 방송통신고드학교 1학년 재학중이라는 문구를 당당히 기재했다. 그결과 당당한 당선이었다. 바로 방송통신고등학교가 준 선물이었다. 이제 그는 세계적으로 그유례가 없는 고등학교 2학년이며, 군수 2년차이다. 그는 부하직원 주엥서 중졸인 직원들이 있으면 불러서 방송통신고등학교에 입학하라고 명령(?)한다. 남의 이목이 두려워 꺼리는 사람을 보면 서슴없이 호령한다. "군수도 다니는데, 뭘 못다녀?" 군수 출마 때 그의 캐치프레이즈는 "바다와 같이 깨끗하고 시원하다." 였다고 한다. 앞으로도 영원히 그의 인생은 깨끗하고 시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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