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적이고 열정적인 농부이고 싶다"
최 선 아 (충주시4-H연합회장)
부모님은 내가 태어나던 해에 집 뒤 작은 밭에 사과나무를 심으셨다. 젊은 시절부터 수많은 실패와 고생을 감내하시고, 이루어낸 행복의 첫걸음이었다. 부모님은 성실함과 근면함으로 과수원을 크게 키우셨고 나와 언니는 과수원이 커 갈수록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사과나무와 함께 성장했고 매우 행복한 날들이었다.
6년 전 겨울, 나는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 아버지는 그해 겨울 우리 가족을 남겨두고 하늘로 가셨다. 장례를 치르고 집에 돌아와 보니 사과나무의 앙상한 가지들이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 나는 행복했던 나의 어린 날과 가족을 포기할 수가 없었다. 그날로 나는 농부가 되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지만 아버지가 남긴 수첩에는 사과나무를 키우는데 필요한 정보가 상세히 담겨 있었다. 하나씩 공부해 나가며 사과농부라는 나의 직업에 재미가 생겨날 무렵, 같은 동네에 사는 동생이 4-H를 소개했다. 그렇게 나는 충주시4-H연합회를 만나게 됐다.
한해 두 해 지나다 보니 어느새 회원들은 오빠, 누나, 동생, 언니가 되어 있었다. 회원들과 친해지니 함께하는 활동이 없는 것에 대해 아쉬움이 생겼다. ‘이런 걸 같이 하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어? 이런 걸 예전에는 했는데 왜 지금은 안하지?’ 이런 생각들에 공감하는 회원들이 늘어났고, 지난해 회장으로 취임 하자마자 과제발표와 공동과제포 활동을 부활시켰다.
임원들과 함께 농업기술센터 담당 선생님을 찾아다니며 100만원의 지원을 받아 생강을 심었다. 한 달에 한번 월례회의 때는 과제발표를, 또 다른 날에는 모여 과제포장에서 풀을 뽑고, 생강을 수확했다. 또한 1년에 두 번, 함께하는 파티를 개최해 회원들과 돈독한 시간을 보냈다. 이런 활동들은 4-H회원들의 활동 증가, 사기 촉진 그리고 신입회원의 유입으로 이어졌다. 게다가 공동과제포 활동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전액 지역사회에 기부함으로써 관에서도 우리 4-H활동을 눈여겨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것은 올해 다시 시작하는 공동과제포활동에 굉장한 도움이 되어서 작년보다 네배 많은 지원금을 받아 더욱 많은 농작물을 심을 수 있게 되었다.
나의 사과 농부 인생 6년. 막 발걸음을 떼 비틀비틀 걷던 초보 농부는 4-H와 함께 성장해 왔다. 올해도 작년처럼 재미있고 즐겁게 또 내년도, 또 그 후에도 발전적이고 열정적인 농부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