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01 격주간 제824호>
[기고문] 공자의 삼계도(三計圖)와 4-H회원
이 용 정 (전남4-H본부 사무처장)

2016년 붉은 원숭이의 해도 어느덧 2월이 훌쩍 지나고 만물이 소생하는 3월이 됐다. 3월은 겨우내 추위와 한파로 얼어붙은 대지가 서서히 녹으면서 움츠렸던 만물이 기지개를 활짝 펴고 미래 희망의 씨를 잉태하기 위해 힘껏 솟아난 계절이다. 특히 3월 5일은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이고, 3월 20일은 밤낮의 길이가 같다는 춘분(春分)이다. 춘분이 지나면 밤은 점점 짧아지고 낮은 점점 길어져 논, 밭을 갈고 씨 뿌려야 할 달이기에 필자는 1년 중 3월을 가장 좋아한다. 필자의 생일도 들어있어 더욱 그렇다. 올해는 책력(冊曆)에 2득신(得辛)이 들어 벼논 관리가 요구된다고 농촌 어르신들은 말씀을 하고 있다. 득신(得辛)은 음력 정월의 첫 번째 드는 신일(辛日)로서 한해 농사의 풍흉을 예측하는 방법으로 우리 농사일에 전래되고 있다. 이는 벼의 개화기간(꽃피는 기간)이 짧아 임실률 저하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공자왈 삼계도(三計圖)에 이르기를 ‘일생지계는 재어유(一生之計는 在於幼)요, 일년지계는 재어춘(一年之計는 在於春)이며, 일일지계는 재어인(一日之計는 在於寅)’이라 했다. 또한 ‘유이불학이면 노무소지(幼而不學이면 老無所知)요, 춘약불경이면 추무소망(春若不耕이면 秋無所望)이요, 인약불기이면 일무소판(寅若不起이면 日無所辨)’이라 했다.
이는 일생의 계획은 어릴 때 있고, 일년의 계획은 봄에 있으며,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있다는 말이다. 또한 어려서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아는 것이 없고, 봄에 밭을 갈지 않으면 가을에 바랄 것이 없으며, 새벽에 일어나지 않으면 그 날을 판단할 바가 없다는 것이다. 농부들이 일년 계획을 잘 세워야 비용을 적게 들이고도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것처럼 우리 본부는 이미 지난해 30여개 사업을 마련해 이사회와 대의원 총회의 승인을 얻은바 있다. 지금은 연말에 풍성한 수확을 거두기 위해 사업별 세부 실행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 사업별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실행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연구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좋은 결과물들이 나올 것이다.
여기서 ‘일생지계 재어유’는 우리 학생4-H회원들이 가슴에 새겼으면 한다. 필자는 지난 2014년, 2015년 한국4-H본부에서 개최한 전국 학생4-H과제발표대회 나의 꿈 말하기 경진장을 참관했다.
그때 어느 학생4-H회원은 한국 최고의 농업연구가가 되어 한국 농업을 발전시키겠다고 했고, 어느 회원은 한국 최고의 공학도가 되어 농업인, 공업인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열겠다고 했다. 또 어느 회원은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우리나라 농업 정책을 만들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되겠다는 꿈을 말하기도 했다. 그렇다. 꿈은 꾸는 자의 몫이고, 꿈은 반드시 이뤄진다는 말이 있다.
이와 같이 어릴 때의 생각과 꿈이 일생을 좌우함으로 항상 원대한 꿈과 희망을 가지고 지·덕·노·체의 4-H이념을 충실히 실천해줬으면 한다.
아울러 청년4-H회원과 4-H지도자들은 ‘일년지계는 재어춘, 일일지계는 재어인’이란 문구를 실천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면 진정한 지역사회의 리더로서 지역4-H운동을 활성화 시키고 농업·농촌을 이끌어갈 것으로 사료된다.
꿈은 생각을 바꾸고 생각은 행동을 바꾼다. 행동이 바뀌면 생활이 바뀌고 생활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는 진리가 있다. 학생4-H회원, 청년4-H회원, 4-H지도자 등 모든 4-H인들은 공자의 삼계도를 가슴에 새기고 실천해 간다면 학교, 직장, 지역사회에서 항상 존경받고 신뢰받는 4-H인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목록
 

간단의견
이전기사   대한민국 발전 원동력이 된 4-H운동 70년 발자취
다음기사   4-H지도자증 발급, 인정감·소속감 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