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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5 격주간 제823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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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의 소리] 인생의 새로운 꿈을 실어준 4-H |
"4-H는 또 하나의 가족이다"
이 재 원 (전라남도4-H연합회장)
나는 15살 때부터 아버지 일을 도왔고 도시에 살면서도 농사철에는 항상 고향에 내려와 아버지 일을 도왔지만, 강진으로 내려와 농사를 생업으로 삼는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하지만 일을 하시다 기계에 손을 다쳐 병원에 입원하신 아버지를 대신해 그해의 농사를 나 혼자 지으면서 고향에 정착하게 됐다. 급작스레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온 터라 뚜렷한 한 꿈도 계획도 없이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아버지 일만 도우며 지냈다. 도시에서는 가진 기술만으로도 금전적으로 부족하지 않게 살았었는데 아버지 일을 도와드리며 돈을 받아쓰는 처지가 되자 아버지와도 많이 다투었고 다시 도시로 올라가고 싶다는 생각도 자주 했다.
그러던 차에 한국농수산대학을 졸업하고 농업에 종사하고 있던 친구들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강진군4-H연합회 가입을 권유했고, 그때부터 4-H활동을 시작했다.
사실 나는 농업계열 학교를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모든 사업에서 뒤로 밀리는 등 다른 사람들과 차이가 많았다. 하지만 굽히지 않고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하면 인정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활동했고 회원들로부터, 아버지로부터 그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 2014년에는 강진군4-H연합회장이 됐다.
군4-H연합회장을 하며, 전라남도4-H연합회 임원도 맡다 보니 전라남도의 패기 넘치는 청년농업인들을 더욱 많이 만나게 되었고 내 시야도 넓어졌다.
회원들과 만나서 영농 정보도 공유하고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끈끈한 정이 들었다. 또 각종 도4-H연합회 행사를 같이 하면서 힘든 일을 함께 해냈다는 성취감과 동지애를 느꼈다. 서로 울고 웃고 하며 어느새 한 가족이 되었다.
좋은 것을 더욱 좋게, 실천으로 배우며 4-H에 대한 열망과 애정을 더욱 키워나가다 보니 작년에는 전라남도4-H연합회장에 당선되었고, 올해도 회장직을 맡게 됐다. 회원들이 믿고 맡겨 준만큼 올해는 꼭 도경진대회를 개최할 것이다. 회장으로서 많은 행사에 참여하고 사람들과의 만남이 잦아지다보니 가정에 소홀해져 가족들에게 볼멘소리를 들으며 4-H활동을 해왔는데, 작년에 도야영교육을 강진군 청자축제장에서 개최하면서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야영교육에 참석한 가족들이 앞으로 더 멋진 아빠가 되어 달라며 응원했다.
이렇게 4-H는 8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하면서 인생의 새로운 꿈을 실어준 참으로 고마운 존재로 또 하나의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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