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은 숙 지도교사(제주중앙중학교4-H회)
10월 9일 아침, 제주항 제7부두에서 4-H지도교사 30명이 2박3일의 ‘우수농가 견학 체험교육 및 유적지 탐방’을 위해 완도로 출발했다. 30명의 교사들이 도란도란 앉아 학교4-H체험활동, 텃밭 가꾸는 이야기, 다양한 학생들과의 미담 등을 나누며 3시간의 배의 흔들림 속에 완도항에 도착했다.
완도항에 내려 우리를 기다리는 빨간버스를 타고 해남 땅을 향해 달렸다. 아! 놀라워라!! 제주는 가을이면 황금색 귤로 제주를 덮는다고 한다면 해남은 제주와는 다른 ‘황금물결이 이런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벼이삭들이 끝없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목적지인 백년지기 교육농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농로를 이용해야 해서 우리는 농가트럭을 이용해 이동하게 됐다. 너른 들판의 황금 벼이삭들과 그 옆의 연못에 연들이 나를 완전한 가을로 데려다 놓고 있었다.
멀리 황금물결 논이 내다보이는 2층에서 연잎차 체험을 하며 농장주에게 농사를 짓게 된 이야기와 현재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원래 이곳 농장은 간척지로 14만평에 이르렀는데 현재는 7만평 농사에다 연 유기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고 했다. 벼농사와 연 관련 교육농장 이야기를 들으며 농업에서 희망을 찾는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 농장주는 자신을 ‘벼를 연주하는 종합예술인’이라 소개했는데 정말 대단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넓은 고구마 재배 농장에서는 많은 분들이 호박고구마를 캐고 있었다. 책임자 분께 물으니 고구마를 캐서 파는 것이 아니라 캔 고구마는 일정기간 저장했다가 더 달아질 때 쯤 되어서 시장에 내 놓는다고 했다. 황토 흙 사이로 보이는 호박고구마가 땅속 보물로 보였다.
만평 배추 농사에 10년 째 절인배추 공장을 운영하는 ‘정가네’ 배추 현장견학에서는 너른 들에 초록으로 잘 자라고 있는 배추들을 보았다. 11월이 되면 배추를 절여서 전국에 배송하는데 제주에서도 많이 찾는다고 했다. 공장은 체계적으로 움직이는데 겨울에만 3개월 가동하기 때문에 비수기에는 다른 용도로 사용한다고 했다. 김치 입맛도 조금씩 바뀌고 있어서 대중화된 입맛을 기준으로 절인 배추를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둘째 날은 낙안읍성을 찾았다. 마침 방문 기간이 순천시 낙안읍성 일원에서 펼쳐지는 ‘제22회 낙안민속문화축제’기간이라 다양한 볼거리와 미리 예약해 둔 해설사의 설명으로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아름다운 동행 순천 낙안 읍성’을 이해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누에를 이용한 교육과 체험농장까지 운영하고 있는 ‘잠실농원’을 방문해 ‘잠사문화의 향기’에 관련된 다양한 일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마지막 날은 임실치즈마을을 방문했다. 마침 그곳에서도 ‘임실 치즈축제’를 하고 있어서 밀가루 도우가 아닌 떡 도우를 가지고 나만의 피자를 만들었는데 즐거운 경험이었다.
2박3일의 현장체험 및 견학 활동 동안 감사의 시간이었다. 4-H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찬 30명의 선생님들과 함께함이 감사했고, 체험이나 교육활동 때 강사 분들의 쉼 없는 설명 속에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을 우리의 열정이 있음도 그러했다. 열정이 가득한 설명들 속에 농업인들이 품고 있는 희망을 보았다. 예전의 그냥 ‘땅’에서 기르는 농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기르는 것과 함께 새로운 계획들을 품고 있었고 그 속에 힘이 느껴졌다. 교육기간 동안 보고 들으면서 미래 농업의 희망과 무한한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우리가 만난 모든 농업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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