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교육은 학생들에게 먹거리 생산과 생명존중 의식을 심어주었다"
김 기 현 (가평마장초등학교4-H회)
시골에서 자라다 고등학교 1학년 쯤, 부모님의 결정에 따라 우리 가족은 도시로 이주했다. 그때 이후 내내 시골을 동경하며 지냈다.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교사가 되었다.
초임 발령지는 경기도 고양시의 신도시 아파트 숲 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 곳 아이들에게 “선생님 별명은 시골선생이다. 꼭 기억해!”라고 할 정도로 내 별명마저 시골선생으로 정하였다.
초임지를 떠나고 현재의 가평으로 자리를 옮겼다. 내가 정말 바라던 시골선생이 되었다. 초록빛들을 많이 볼 수 있어서 너무도 행복했다.
2012년 가평의 깊은 산골짜기에 자리 잡은 목동초등학교 명지분교로 발령이 났다. 열 네 명의 아이들과 두 명의 교사가 전부인 학교, 그 학교에 부임을 받아 더욱 시골스럽게 지낼 수 있었다. 열 네 명의 아이들이 열심히 사물놀이를 4-H를 통해 배우고 있었다. 4-H를 알게 되면서 나의 성향과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할 수 있었다. 또한 농업기술센터 4-H담당 지도사님도 적극적으로 열의를 가지고 지원해주셨다. 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농업교육과 봉사활동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가치들을 전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생겼다.
학교 텃밭 교육을 통해 여러 가지 작물들을 키우고 관찰하며 다양한 지식을 체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바로 실천에 옮겼다. 양지바른 교실 한편에 씨앗을 심는 것부터 모종을 본밭에 옮겨 심는 일, 농부의 발걸음 소리를 자주 들려줘야 한다며 쉬는 시간마다 밭에 나가서 작물들을 관찰하고 가꾸어 주던 일, 급식 시간에 수확한 채소로 쌈을 싸 먹은 일, 가평 5일 장터에 나가서 수확한 농작물을 팔아 수익금으로 아프리카 아이들을 돕기 위해 기부했던 일 등 4-H 학교텃밭 교육은 유기농을 통해 건강한 먹거리 생산과 생명존중의식을 학생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그러나 아직은 진정한 시골선생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있다. 앞으로 더욱 자연에 대한 감각과 감수성, 지식, 경험을 쌓을 것들이 너무도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기분이 좋다. 또한 이러한 지식을 교사로서 교육과정 안으로 자연스레 섞어 반죽하여 아이들이 배울 수 있는 수업으로 만들어야 하는 일들이 과제로 남아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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