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15 격주간 제803호>
[지도교사 이야기] 푸른 꿈 키워가는 4-H농심활동으로 고운 마음 영글어요

"가장 보람된 것은 4-H활동을 통한 아이들의 성장이었다"

김 정 숙 (안성 금광초등학교4-H회)

금광 푸른꿈4-H회는 첫해에 안성시농업기술센터에서 지원해주는 원예텃밭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건강한 노작의 농심체험이 인성교육에 많은 영향력을 가짐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그렇게 원예프로그램을 지속하면서 소란스럽던 우리 반에 조금씩의 변화가 다가왔다.
2013년, 4학년 아이들 중에는 자존감이 낮고 대인관계에서 많은 어려움을 갖고 있는 친구들이 있었다. 이OO은 아이들과 자주 다투고 협동수업을 힘들어했다. 이런 친구가 씨앗을 틔우고 상추와 고추, 가지, 토마토를 재배하면서 기다림을 배우고 함께하는 노작체험으로 협동을 경험하면서 변화해 갔다. 당시 우리 반에는 함묵증의 경향을 보이는 김OO이 있었다. 전문 상담을 하면서도 아이의 변화가 더디기만 했었다. 그러던 6월 어느 날, ‘첫 수확한 오이를 누가 먼저 먹을까’ 서로들 의견을 내던 중 앞서 말한 이OO이 손을 들더니 이렇게 이야기했다. “선생님, 그 오이는 김OO에게 선물해줘요. 김OO은 말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목소리가 작잖아요. 우리가 재배한 오이를 선물해 주면 오이를 먹을 때 아삭하는 큰 소리를 듣고 용기를 얻어서 크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함께 듣던 우리 모두 크게 박수를 보냈고, 첫 오이는 김OO에게 선물했다.
아이들은 자연에서 자란다고 한다. 4-H는 자연과 함께한 건강한 노작활동으로 건강한 몸과 마음이 자란다는 것을 깨닫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해 가을에는 우리가 키운 김장 배추로 배추김치를 담그는 경험을 하면서 한 번 더 놀라운 경험을 했다. 김장김치를 누구에게 선물할까라는 고민을 하면서 처음에 제각기 “집에 가져갈래요.”라고 하던 아이들은 몇 번의 협의를 거치면서 우리 학교에서 청소를 도와주시는 독거노인 할아버지에게 선물해 드리자는 의견을 제안했고, 김치와 함께 우리가 꾸미는 공연을 보여드리자는 의견까지 나왔다.
이렇게 4-H과제 활동으로 자연을 경험한 아이들은 언제부터인가 주변을 돌아보고 배려하는 마음이 자라나고 있었다.
올해도 4-H활동을 시작하는 아이들을 위해 꽃씨심기부터 하나씩 하나씩 자연을 배워가는 시간을 준비하고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지날 즈음 농부의 평안한 겨울을 기대하며 우리 아이들의 마음속에 4-H의 지·덕·노·체가 자리 잡기를 바라며 4-H와의 만남은 17년 교직생활에서 가장 의미 있는 순간을 만들어준 소중한 인연이었음을 다시 한 번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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