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15 격주간 제795호>
[이 달의 시] 모닥불

*새끼오리:새끼줄. *갓신창:부서진 갓에서 나온, 말총으로 된 질긴 끈의 한 종류. *개니빠디:개의 이빨. *너울쪽:널빤지쪽. *가락닢:가랑잎. *헌겊조각:헝겊조각. *닭의 :닭의 깃. *개터럭:개의 털. *재당:재종, 육촌. *문장:한 문중에서 항렬과 나이가 제일 위인 사람. *초시:초시에 합격한 사람으로 늙은 양반을 이르는 말. *갓사둔:새 사돈. *몽둥발이:딸려 붙었던 것이 다 떨어지고 몸뚱이만 남은 물건.

첫째 연에서 모닥불로 타고 있는 것은 새끼오리, 헌신짝, 소똥, 갓신창, 개니빠디, 너울쪽, 짚검불, 가락닢, 머리카락, 헌겊조각, 막대꼬치, 기와장, 닭의 , 개터럭 등이다. 세상에서 버려지고 쓸모없는 것들이지만, 이들은 한데 모여 따뜻하고 정겨운 불을 피운다. 둘째 연에서 모닥불을 쬐고 있는 것도 잘난 것 하나 없는 평범한 인간 군상들이다. 재당, 초시, 문장 늙은이, 더부살이 아이, 새사위, 갓사둔, 나그네, 주인, 할아버지, 손자, 붓장수, 땜쟁이, 큰개, 강아지 등이다. 이들은 차별이 없는 평등한 가족 공동체를 이루며 개들과 함께 불을 쬐고 인정을 나눈다. 셋째 연에서는 모닥불에 서린 할아버지의 슬픈 역사를 증언하고 있다. 이 시는 일제 치하 우리 민족의 어려운 삶의 모습을 보여 주면서 모닥불을 통해 민족적 공동체 의식을 지향한 백석의 대표작이다.  〈신현배 / 아동문학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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