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H운동은 청소년들이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민주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운동이다"

김 선 동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 전 국회의원)

청소년 행복지수 OECD 국가 중 꼴찌, ‘더불어 사는 능력’ 세계 최하위, 청소년 자살률 세계 1위, 학교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는 청소년은 70%.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수치들이다. 무엇이 우리나라 청소년들을 이토록 벼랑 끝으로 내모는가.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과도한 입시 교육과 취업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부 외에 다양한 활동을 체험할 기회도 적고, 청소년활동에 관심 가질 여유도 부족하다.
그나마 생기는 주말이나 휴일 여가시간에는 주로 TV 시청을 하거나 게임 등을 하며 스트레스를 푼다고 한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삶의 질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문제, 체험활동이 해답

학교폭력과 왕따, 자살 등 청소년문제는 청소년들이 최소한의 기본권도 보장받지 못한 채 무한경쟁으로 내몰리며 분노와 욕구를 억누르는 데에서 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
청소년들이 입시교육에 갇혀 꿈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저 공부만 강요당하는 상태는 그야말로 ‘비정상적’이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우선 청소년들이 인간으로서 누려야할 최소한의 기본적 욕구가 충족되어야 하고, 청소년이 원하는 다양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특히 청소년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많은 체험활동이 중요한데, 청소년활동이 하나의 해답이 될 수 있다.
청소년활동이란 청소년의 균형 있는 성장을 위하여 필요한 활동과 이러한 활동을 소재로 하는 수련활동·교류활동·문화활동 등 다양한 형태의 활동을 말한다. 청소년활동과 궤를 같이 하는 4-H운동 역시 청소년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본다.
4-H란 명석한 머리(Head, 智), 충성스런 마음(Heart, 德), 부지런한 손(Hands, 勞), 건강한 몸(Health, 體)을 의미한다. 4-H운동은 지금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청소년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 할 수 있다.

청소년의 ‘더불어 사는 능력’

4-H운동은 지·덕·노·체의 정신 함양을 통해 청소년들이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민주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운동이다. 민주시민의식의 배양은 ‘더불어 사는 능력’의 향상과 일맥상통한다.
우리나라 청소년들 대부분은 지적역량은 높은 반면 ‘더불어 사는 능력’은 매우 낮다고 한다. 현대 정보사회에서 부족한 지식은 살아가면서 얼마든지 채워갈 수 있지만 공동체의식은 단번에 생기는 게 아니다.
체험으로부터 얻는 지혜와 타인과의 관계에서 싹트는 공동체의식은 청소년기부터 형성된다. 때문에 청소년기에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파편화되고 개인화된 사회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4-H운동은 과거 농촌공동체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일정 부분 큰 역할을 했으며, 이제 정보사회에서는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울 수 있고 키울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청소년이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

또한 청소년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미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4-H운동이 강조하는 인성과 농심(農心)함양, 자연·환경 친화적 활동 및 기술 연마를 해야 한다.
우리 어른들은 청소년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주고, 청소년이 마음껏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은 경험의 장을 열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4-H운동은 농촌청소년뿐만 아니라 도시청소년과 함께 하는 지역사회개발운동으로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도·농 교류사업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소비자교육, 환경교육, 남녀평등교육, 건강교육, 예절교육, 진로지도, 도·농 청소년 자매결연, 지역사회개발계획에 참여 등 새로운 영역으로 4-H운동이 더욱 확장되어 청소년들이 많은 영역에서 4-H운동을 접하고 실천할 수 있기를 바란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공부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역량과 자율적 역량을 키우기 위한 생활체험, 자연체험 등 다양한 활동과 경험의 기회는 더욱 중요하다. 국가적 차원에서 청소년 체험활동의 권장과 지원을 통해 건강하고 창조적인 미래의 주역을 길러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