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15 격주간 제783호>
[4-H 지도현장] 낯설지 않은 그 이름, 4-H
김 동 혁 (부여군농업기술센터 지도사)

"4-H가 있는 한 우리 미래는 더욱 풍요롭고 살기 좋아질 것이다"

4-H란 말을 듣고 낯설지 않은 이유는 뭘까. 아마 그건 어려서부터 나도 모르게 머릿속에 4-H가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나의 초등학교시절 사회과목 시험에 지·덕·노·체 쓰기와 뜻풀이 문제가 자주 출제 되었던 기억이 난다. 5년 전 원예분야에서 인력육성업무로 발령 나면서 다시 4-H와 인연을 맺게 됐다.
젊은 청년4-H회원들과 처음 만난 날 까무잡잡하면서 우락부락하던 회원들의 모습은 점차 사라지고 어느 누구 보다도 순수한 젊은 4-H회원을 보게 됐다.
이글을 쓰고 있는 오늘도 관내 세도면에 사는 차근배 청년농업인4-H회원이 홀몸 노인들에게 전달해 달라며 직접 재배한 방울토마토 3㎏짜리 60박스를 세도면사무소에 기부했다. 벌써 2011년부터 4년째 하고 있다. 이처럼 마음 착한 기부천사들이 우리 4-H회원들이다. 업무 첫해에 학교4-H회 과제활동으로 꽃묘를 직접 재배하고 분양하면서 내가 재배한 것들이 학교 화단에 아름답게 피어 있는 모습을 보면 마치 나를 “오랜만이에요, 저 지금 잘 자라고 있어요.” 하며 반겨 주는 것 같아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나온다.
학생4-H회원들과 함께 화분에 꽃묘를 심으면서 땀을 흘리고 손에 흙도 묻혀 보면서 어색했던 모습은 이내 사라진다. 더불어 서로에게 닫아 두었던 마음의 문도 조금씩 열게 됐다.
또한 학교 공부에 지친 학생들과 청소년의 달 행사 때 휴양림 황토길을 맨발로 걸은 적이 있다. 발에 묻은 흙을 계곡에서 씻어내며 물장구치면서 소중한 추억 쌓기에 열중한 것이다.
청년농업인4-H회원과 문화탐방활동의 일환으로 계룡산을 등반하면서는 선생님과 회원 간의 관계가 아닌 서로에게 형과 동생처럼 의지하고 따르는 형제 관계를 형성하기도 했다.
그리고 청년4-H회원들이 생산한 지역농특산물이 4-H행사장에 전시된 것을 볼 때면 기존의 관행적인 농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신기술을 빨리 습득하려는 굳은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4-H업무를 하면서 가장 뜻 깊은 점은 4-H본부 회원들과 옛이야기를 나눌 때다. 70, 80년대 활동에 관해 깊은 밤까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볼 때면 끈끈한‘가족애’를 느낄 수 있었다. 그 옛날 4-H운동이 우리나라 농업과 청소년 계몽에 선구자 역할을 했듯이 언제나 농업·농촌의 희망을 안고 열어가는 4-H회가 있는 한 우리 미래는 더욱 풍요롭고 살기 좋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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