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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15 격주간 제771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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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직업 탐방] 시골 ‘있는 그대로’의 가치 발견하는 ‘농촌 어메니티 전문가’ |
이 세 용 지도교사 (서산 서일고등학교 4-H회)
학교4-H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도농교류활동, 농촌체험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과 함께 농촌을 다녀왔다. 농촌체험 마을을 방문하면서 그 마을의 특성을 살리고 학생들에게 농촌과 농업의 가치를 체험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싶었다. 농외소득을 올리는 마을에 관심을 갖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해 이번 호에서는 농촌 어메니티 전문가라는 직업을 소개하고자 한다.
농촌 어메니티(Rural Amenity)는 농촌에 존재하는 특징적인 공간 및 공동체 구성 요소들을 총칭하는 용어로 생물 종 다양성, 생태계, 농촌 공동체의 독특한 문화나 전통 등이 포함되며 휴양적, 심미적 가치를 제공하는 주요한 자원으로 인정되고 있다. 농촌 어메니티 전문가가 뜨면 그 동안 몰랐던 자기 마을의 가치를 발견하게 되기 때문에 시골의 표정은 환해진다.
우리나라의 어메니티 운동이 시작된 계기는 두 가지 방향에서 어메니티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부터다. 먼저 경제수준 향상과 주5일 근무제의 확산으로 도시민의 여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그 결과 테마파크나 펜션 등이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건립됐다. 또한 다른 한편으로 농어촌 지역은 전통 농업의 경제성이 떨어지고 젊은이들마저 도시로 빠져나가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다. 이러한 시점에서 농업 이외의 소득원 확충과 지역사회의 활성화를 위한 농촌 어메니티 개발 사업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본격화됐다.
농촌 어메니티 전문가가 하는 일은 농촌 마을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 고민하는 컨설팅 업무를 주로 한다. 그 외에도 마을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농촌관광교육, 부동산 개발 등을 들 수 있다.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하는 지역 개발, 관련 사업에 필요한 디자인 개발 등의 일도 하고 있다. 보다 창의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서는 평소 외국 논문을 보거나, 설문조사나 워크숍 등을 통해 어메니티 자원을 찾는 작업이 필요하다. 농촌 어메니티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해야 할 준비와 노력으로는 농촌과 농업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 농업, 조경, 농촌사회, 농업경제에 관한 공부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농촌 어메니티 전문가의 매력은 도시민과 농촌 주민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안을 찾는다는 것이다. 특히 마을 주민들은 자기 고장의 소중한 자원을 인식하게 하고, 고향을 떠났던 젊은이들은 잘 몰랐던 자기 고장의 역사와 특성을 하나둘 알게 되면서 자긍심을 느끼게 된다. 이처럼 주민 모두가 자기 고장의 소중함을 공유하면서 새로운 활력을 찾아가는 과정은 즐거울 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해 매우 보람된 일이기도 하다.
농촌 어메니티 전문가의 어려운 점은 흙 속에서 진주를 찾듯 지역사회의 숨겨진 어메니티 자원을 찾아내야 하는 일이다. 그래서 마을에서 오랫동안 생활해온 지역주민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중요한데, 농촌에서는 낮에 농사일을 마치고 어두워져야 귀가를 하는 관계로 인터뷰가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지역의 특성을 살리면서 지역주민 모두가 동의하는 어메니티 자원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을 수 있으며, 그걸 어떻게 상품으로 만들어낼 것인지 방법을 찾기 위해 발품도 많이 팔아야 하고 창의력이 많이 요구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생태문화 기반조성과, 산업화를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체계적 지원도 필요하다. 또 각 지역의 어메니티 사업을 이끌 지도자와 이들을 지원할 어메니티 전문가의 양성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농촌 어메니티 전문가라는 직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알아야 할 것은 예전에 직업은 돈과 명예를 높이고자 하는 수단으로 인식되었지만 이제는 직업에 보람을 찾고 남들과 더불어 사는, 자신의 것을 나누는 통로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다. 농촌 어메니티 전문가는 농촌지역주민과 도시민이 모두 행복해질 수 있도록 서로를 잇는 보람된 직업이다. 일과 삶에 균형을 찾고 그 과정에서 보람까지 느끼고자 하는 4-H 청소년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직업이라고 할 수 있다. ‘농촌 어메니티 전문가’에 대해 더 알고 싶으면 워크넷(http://www.work. go.kr/)을 활용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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