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경 선 제주서중학교4-H회
“아이들이 변화되고 자신들 미래로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느낀다.”
‘이 아이들에게 무엇을 심어줄 것인가?’
갈수록 거칠고, 때로는 자기중심적이고 극단적인, 상처 받은 영혼들이 많은 학교.
그 속에서 지쳐가던 15년의 고등학교 교사를 뒤로 하고 중학교 교사로 내려가던 내게 4-H는 이런 의문을 던져 주었다.
일단 나는 학생들에게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고 땀방울의 소중함을 느껴보게 하기 위해‘텃밭 가꾸기’과제활동과‘실내 식물 가꾸기’를 통한 아름다운 학교 만들기에 작은 손을 보태기로 했다.
성실과 끈기가 필요한 노작(勞作)활동으로 학교 내 공터에 작은 텃밭을 일구고 상추, 깻잎, 고추, 가지, 양배추, 브로커리 등 모종을 심고 기르면서 학생들은 생명의 소중함과 흘리는 땀방울만큼 자연은 우리에게 보답을 한다는 것을 느꼈다.
또한 학교 실내에 다양한 식물을 심고 가꾸기를 통해 식물의 특성을 이해하고, 따뜻한 심성을 키우며 그 속에서 농심을 이해하는 계기도 가졌다.
두 번째로 신경 쓴 것은 내 고장 알기를 통한 자신의 뿌리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하는 것이었다.
제주라는 천혜의 자연 환경 속에서 내 고장을 지키고, 내 고장의 역사를 이해하며, 내 고장을 자랑스럽게 느끼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과제활동을 실천한 것이다.
오름·곶자왈 탐방 등을 통해 환경을 바라보는 시각도 높였을 뿐만 아니라 우리 고유의 것이 세계적인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렇게 아주 작게 변화를 시도했던 나의 4-H는 어느덧 7년이라는 지도교사 생활을 학생들과 함께 하며‘좋은 것을 더욱 좋게’라는 과제를 안고 성장하고 있다. 특히 수줍고 내성적이었던 아이가 회장을 맡아 활동 시에 적극적으로 주도해 나가는 모습, 도내 과제 경진대회 및 전국 과제발표대회 등을 통해 발표력과 함께 자신감을 키워 나가는 아이 등 4-H과제활동을 통해 자기주도적으로 해내가는 친구들을 보면서 4-H를 통해 아이들과 함께 나누는 기쁨을 갖게 됐다. 조금씩 아이들이 변화되고 자신들 미래로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꿈을 꾸어 본다. 나를 통해 4-H를 함께 했던 우리 아이들이 농심을 바탕으로 성실하게 인연을 쌓아가고, 자신만의 꿈을 향해 힘껏 날아올라 역할을 다하는 성인으로 거듭 나기를. 자그마한 씨앗에서 수십 명의 사람에게 그늘을 드리우는 바오밥나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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