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0-15 격주간 제767호>
[농업직업 탐방] 천적을 사랑하는 ‘친환경 병충해 방제 연구원’
이 세 용 지도교사 (서산 서일고등학교 4-H회)

농업인이 영농 방식을 결정하는 것은 소비자 선택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이전에는 외관이 깨끗한 농산물을 원하는 소비자의 취향에 맞추고자 많은 농약을 사용하던 농법이 대세를 이루었다. 그러나 이제는 과다한 농약 사용의 피해를 걱정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 가격이 비싸더라도 친환경 농산물을 찾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시대적 추세에 따라서 친환경 농업을 추구하는 농업인의 요청에 부응하고자 ‘친환경 병충해 방제 연구원’이라는 직업도 주목을 받게 되었다.
곤충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동물이다. 때문에 천적곤충을 연구하기 위해선 생태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세심한 마음이 필요하다. 친환경 병충해 방제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병충해를 제거하는 것으로 생태적 방법, 생화학적 방법, 물리적 방법, 생물적 방법이 있다.
농업 방식의 분류에서 혼작(섞어심기)은 작물 상호간의 특성을 이용하여 병해충의 피해를 줄일 목적으로 두 작물을 섞어서 심는 게 대표적인 생태적 방법이다. 감나무 밑에 어성초를 심기도 하는데 해충이 싫어하는 기피식물을 심는 것도 여기에 속한다.
생화학적 방법에는 성페로몬을 이용하여 해충의 배우자 탐색을 교란시키는 방법을 예로 들 수 있다. 물리적 방법은 방충망을 덮거나 해충 유인 용액을 포살통에 넣어 해충을 잡는 방법 등이 있다. 이외에도 생물적 방법은 인체에 무해한 미생물이나 해충의 천적(진딧물 ↔ 진디벌, 총채벌레 ↔ 애꽃노린재)을 사용하는 것이다. 또한 친환경적 병충해 방제에는 식물추출물, 식용유와 계란노른자로 만드는 난황유 등 친환경적인 물질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친환경 병충해 방제 연구원’의 주된 업무는 생물학적 방법을 연구하여 새로운 천적곤충을 개발하는 것으로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들을 찾고 국내외 문헌을 통해 그 천적들을 찾는 것이다.
일단 천적을 찾으면 현장에 나가 천적의 생태를 관찰하고 채집을 한 후 실험실에서 천적의 효과를 검증한다. 이렇게 천적으로서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대량생산을 할 수 있는 사육방법을 개발하며, 천적곤충 포장용기를 개발하고, 천적곤충의 적용방법 등을 개발한다. 그리고 실제 천적제품으로서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일반농가에서 실증테스트를 한다. 효과가 최종 입증되면 새로운 제품으로 출시하고 결과를 학회지에 발표하거나 특허를 출원하고 최종적으로 출시된 제품을 보급하여 농업인들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 외에도 사육 중인 천적곤충과 해충을 관리하는 일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이다.
‘친환경 병충해 방제 연구원’으로서 어려운 점도 있다. 곤충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데 며칠만 관리를 잘 못해도 모두 죽어버리게 되어 항상 걱정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화학적 방제는 해충 수에 관계없이 농약을 물에 타서 살포하는 똑같은 방법을 사용하지만, 생물학적 방제인 천적 사용법은 해충의 숫자에 따른 적군과 아군의 싸움이어서 해충의 숫자에 따른 전략이 다르고, 해충의 종류에 따라 천적이 달라서 그 방법을 습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친환경 병충해 방제 연구원’이 오랜 연구 끝에 개발한 천적곤충을 외국에 수출할 수도 있는데 항공기를 통한 외국 배송에는 국내 배송과 달리 오랜 시간이 걸리고 먹이·환경 등이 많이 달라진다. 이런 점을 간과해 곤충들이 많이 죽어버릴 수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곤충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고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포장방법과 환경 등을 새롭게 개발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미리 준비한 자는 꿈을 이루어낸다. ‘친환경 병충해 방제 연구원’을 목표로 꿈꾸는 청소년은 미리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준비한 자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천적곤충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은 평소에 곤충을 많이 키워보고, 곤충에 애정을 쏟는 것도 자신의 꿈을 이루는 중요한 과정일 것이다.
4-H과제활동으로 곤충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한다면 배움과 함께 훌륭한 자신만의 연구성과물도 가질 수 있으니 4-H회원이라면 시작해 보길 권한다. 친환경 병충해 방제 연구원에 대해 더 자세한 사항을 알고 싶은 4-H회원은 워크넷 홈페이지 (http://www.work.go.kr/)를 활용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목록
 

간단의견
이전기사   [이 달의 시] 난초
다음기사   ‘국민농부체험’ 벼화분기르기 농심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