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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15 격주간 제765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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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교사 이야기] ‘4-H’, 그 향기 속에 보낸 13년 |
박 미 아 (안성여자고등학교4-H회)
"심어 놓은 배추와 함께 우리 아이들 마음도 튼실하게 자라길…"
2001년 9월, 학교에서 걸스카웃을 맡고 있던 나는 4-H지도교사의 전근으로 4-H를 처음 접하게 됐다. 생각지 못했던 일이었지만, 나는 이것 또한 의미가 있으리라는 기대감과 설렘으로 시작했다.
2년 후 타교로 발령이 나서 발령장을 들고 전입 학교를 방문했을 때, 4-H동아리가 있는가, 지도교사가 있는가를 우선적으로 확인을 할 만큼 빠져들었다. 마침 지도교사가 전근을 간다기에 그 날로 전임지도교사를 만나 모든 것을 전수받았다.
그해부터 나는 본격적으로 4-H에 빠져 들었고,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내가 교육을 발견하는 흥분을 경험하게 됐다. 그래서 활동에 네가지 테마를 갖기 시작했다.
첫째, 자연친화적인 활동을 하자.
우리가 살아가야할 공간에 대해서 우리는 너무나 소홀히 하고 있다. 자연의 소중함을 알도록 감성적으로 다가가 보자. 꽃물 시 짓기, 꽃물 풍경화 그리기, 주름지 카네이션 만들기, 미니정원 만들기, 천연염색 등의 과제활동을 했다.
둘째, 친농업적 활동을 하자.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땅이 되는 자연만큼 소중한 것이 먹거리다. 내가 심고 수확하고 그것을 맛보는 맛은, 남이 주는 그것과는 다르리라. 감자, 고구마, 배추, 옥수수, 우리 밀, 벼, 가지 등을 심었다.
셋째, 전통문화적 활동을 하자.
우리 것을 아는 것, 우리 것을 소중히 여기는 것, 우리 것을 즐겨하는 것, 그것이 가장 글로벌적인 것이며, 나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탈을 만들고 탈춤을 추고, 페트병으로 장단을 치고 축제 때 발표도 하고, 어설픈 모습으로 시 행사에도 출연해 보고, 도 대회도 나가보고. 어렴풋이 아이들의 마음에 우리 것이 스며들었으리라 믿는다.
넷째, 이웃 공유 활동을 하자.
5월에는 주름지 카네이션을 주변 독거 노인분들, 노인복지시설에 방문하여 할머니, 할아버지께 전달해 드렸다. 꽃을 받고, 앞니 하나 남으신 아주 조그마한 키에 하회탈 미소를 지으며 덩실덩실 춤을 추시던 할머니의 모습이 지금도 행복한 미소를 머금게 한다.
얼마 전엔 배추를 예쁘게 심어 놨다. 아직은 도란도란 얘기 나누는 모습처럼 자그마하다. 그 배추가 튼실하게 자라길, 더불어 우리 아이들의 마음이 튼실하게 자라길, 그 아이들의 고난만큼 그만한 맛을 내기를 기대한다. 소박한 한 4-H지도교사의 13년째의 해도 풍성한 수확을 누리며, 더 튼실하게 익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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