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형 석 회원 (경기 안성고등학교 2학년)
리더십캠프 첫날 약 40명의 낯선 친구들이 모였고 그중 우리 조는 4명으로 남녀 둘씩이었다. 어색한 저녁을 먹었다. 하지만 서울탐방 계획을 세우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서서히 말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계획을 세우고 낯선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쓰게 될 숙소로 향했다. 그런데 숙소에 내가 파주시에서 장기자랑 한 것을 기억해주는 친구가 있어 말문이 트였다. 그 친구는 다른 친구와 스스럼없이 장난을 쳐서 이미 알고 있는 사이라고 생각했으나 알고 보니 두 친구는 초면이었고, 한 친구는 우리 방이 아닌 402호에 배정된 친구였다. 이 일을 계기로 우리 방은 모두 말문이 열렸고, 가장 활기차고 재미있는 2박3일을 지냈다. 이때 ‘리더’의 의미가 하나 마음속에 추가되었다. ‘쑥스러움, 부끄러움을 잊고, 남을 배려해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 줄 아는 사람.’
둘째 날, 아침식사 후 우리들은 조별로 서울탐방을 시작했다. 한양대학교는 정말 높은 언덕에 위치해 있었고 어마어마한 규모를 뽐내고 있었다. 여기서도 나의 사전준비가 부족한 탓에 편한 길을 제쳐두고 험난한 등산의 길을 걸었다. 그래서 11시에 다음 장소로 출발하려던 계획을 전면 수정해 12시에 한양대에서 점심을 먹고 다음 장소로 갔다. 나 때문에 많이 걷게 된 조원들에게 미안하고, 잘 따라줘 고마움을 느꼈다.
박물관 견학은 안내원의 도움으로 편하게 과제를 수행할 수 있었다. 한양대에서 허비하게 된 시간을 박물관에서 벌고 나니 한결 가벼웠다. 교보문고에서 ‘수학의 유혹’이란 책을 찾고 싶었지만 없어서 아쉬웠다. 인사동으로 이동할 때 우리 조 회계인 해슬이의 역량으로 길을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그래서 과제수행 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노라 다짐했다.
외국인 인터뷰를 하는 동안 우리 조원들은 하나같이 상기된 얼굴이었다. 그래서 오기가 생겨 일단 내가 먼저 과제를 수행한 뒤 친구들이 외국인과 대화 나누는 것을 도와주었다. 비록 나도 어설픈 영어실력을 지녔지만, 모두가 협력하여 한명, 한명 인터뷰를 성공할 수 있었다. 어설픈 리더십에 잘 따라주고, 나를 믿어주고 용기를 내준 조원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울 따름이었다.
저녁식사 후 우리는 ‘총각네 야채가게’라는 뮤지컬을 보았다. 나는 특히 ‘윤민’이 친구를 위해 아버지께 돈을 꾸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마냥 사고뭉치인 ‘윤민’이 정신적으로 성숙했다는 생각이 들어서이기도 했지만, 과연 나에게 저런 친구가 몇 명이나 있을까 스스로 인생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연극 관람을 마친 후 숙소로 돌아온 우리 모두는 과제정리를 시작했다. 우리의 열정적인 모습에 점호시간이 지났음에도 과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선생님들께서 휴게실 사용을 허락해 주셨다.
셋째 날이자 마지막 날인 오늘, 그동안 있었던 모든 일을 떠올리며, 내가 배운 것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어설프고 너무 의욕적이기만 했던 나를 잘 따라준 조원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웠다.
이제 머잖아 고3이 될 우리는 이제 이런 기회가 없겠지만, 다시 또 이런 자리가 생겨 다시금 만날 수 있으면 행복할 것 같다. 또 ‘4-H’가 아니더라도 훗날 인연이 닿아 만나보기를 진심으로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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