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9-15 격주간 제765호>
[4-H국제교환파견훈련(IFYE) 소감문] 인생에 큰 교훈과 추억 만들어 준 대만 파견 훈련
신 찬 웅 회원  (전남 장성군4-H연합회)

지난 4월 한국4-H본부에서 4-H국제교환 파견 훈련 선발시험이 있었는데, 운이 좋게도 선발되어 대만의 4-H회원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대만에는 나를 포함해 총 6명의 지도자 및 청년4-H회원들이 파견됐다. 출국 하루 전날인 7월 14일 한국4-H회관에서 마지막 점검을 한 뒤, 다음날 새벽 5시에 회관을 출발, 인천공항에서 비행기에 몸을 실은지 2시간 30분 만에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 마중나온 대만사건회협회 직원과 함께 대만사건회협회 사무실에 도착하니 옌 슈랭 사무총장님께서 반갑게 맞아 주셨다. 대만의 농업 및 4-H활동현황에 대한 설명을 해 주셨다. 대만에는 우리나라 농업기술센터와 농협을 섞어 놓은 듯한 ‘농회’라는 기관에서 농민들을 위해 기술적·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었다. 또한 대만4-H회는 군·현 등 지역단위 4-H활동이 조직적·체계적으로 이뤄지고, 회원들 스스로 4-H프로그램을 계획·준비·운영·평가하는 훈련을 통해 4-H이념을 실천한다고 했다.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우리 6명은 3명씩 두 조로 나뉘어 타이중-타이난, 가오슝-장화에서 각각 활동하게 됐는데, 나는 타이중-타이난에서 2주를 보내게 됐다.
타이베이시에서 기차를 타고 2시간 정도 달려서 대만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타이중시에 도착했다. 첫 번째 초청가정인 헬렌과 조양과학기술대학4-H회원들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에는 많이 어색했는데, 헬렌의 어눌한 한국어 ‘안녕하세요!’ 한 마디에 금세 어색함이 사라졌다.
이튿날 아침 조양과학기술대학교4-H회를 방문했는데, 사진으로 4-H활동상을 볼 수 있었다. 체계적이고 잘 짜여 있는 대학4-H활동 모습이 사진 속에 모두 담겨 있는 듯 했다.
한국에서 4-H회원들이 왔다는 소문에 이 대학4-H회원들이 나와 주었고, 우리들은 이 친구들의 오토바이 뒤에 타고 마치 폭주족(?)처럼 30여 분을 달려 ‘탈리농회’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농회의 역할과 지역4-H활동에 대한 설명을 듣고 탈리4-H회의 과제활동 중에 하나인 전통무 ‘치콩’에 참여하기도 했는데, 긴장했던 근육이 이완되면서 피로가 풀리고 몸이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또 다시 폭주족 대열로 달려간 곳은 ‘이죵재’라는 야시장이었는데, 우리나라의 대학로와 같이 활기 넘치는 젊은이들의 거리에서 대만의 생활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7월 17일에는 초청가정과 함께 좋은 차를 생산하기로 유명한 난터우현으로 1박2일 문화탐방을 떠났다. 양을 키우는 평화로운 농장인 ‘칭징농장’과 ‘스위스 정원’과 ‘일월담’ 등을 견학했는데, 우리는 이 여행을 계기로 만난 지 며칠되지 않았지만, 몇 년 된 친구처럼 친해졌다.
타이중시에서 알찬 한 주를 보낸 뒤, 7월 21일 우리는 대만 남부에 위치한 타이난시로 이동했다.
우리의 두 번째 초청가정은 ‘’에서 열심히 활동하시는 부모님과 1남 2녀의 자녀가 있는 유쾌하고 단란한 가정이었다.
타이난시에서 첫 번째 일정은 알로에 농장에서 진행되는 지역4-H연합활동에 참여하는 것이었다. 농장에는 인근 지역의 8개 4-H회 회원들이 모여 있었는데, 그 회원들에게 우리 소개를 하고 한국의 4-H활동에 대한 영상을 보여줬다. 이 지역4-H회원들은 한국에 대단히 관심이 많았는데, 아마도 한류의 영향 때문인 것 같았다. 활동 중에 노르웨이에서 온 IFYE 초청생을 만날 수 있었는데, 같은 IFYE 훈련생으로서 동질감이 느껴서 금방 친해졌다. 4-H라는 이유만으로 파란 눈 외국인과 스스럼없이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이 마냥 신기하고 들뜨게 했다.
타이난시에서는 지역 농회에서 하루씩 돌아가며 우리를 데리러 와서 각각의 농회를 견학하고, 회원들과 교류하는 시간이 많았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초청가정과 함께하는 시간이 적어 아쉬웠다. 다행히 마지막 4-H활동 일정인 파인애플 농장 견학은 초청 가정과 함께 하는 것이었다. 산 전체가 파인애플로 뒤덮인 농장은 너무 넓어서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정도였다. 이렇게 더운 날씨에 그 많은 파인애플을 관리하려면 정말 아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농장견학을 마친 후 나막신 만들기 과제활동을 했는데, 향이 나는 질 좋은 나무에 예쁜 천으로 정성스럽게 만들어 놓고 보니 두고두고 대만을 추억하기에 좋을 듯 했다.
이 날 저녁에는 초청 가정에 감사의 뜻에서 우리가 저녁을 준비하기로 했다. 가까운 시장에서 간단히 장을 보고, 한국에서 공수해 온 김치로 요리를 했다. 가족들도 우리의 정성을 알았는지 국물까지 남김없이 마시며 맛있게 먹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밥을 먹지 않아도 저절로 배가 부르고 마음이 뿌듯했다. 잠시 후 가족들은 우리를 위해 작은 미니콘서트를 마련해 주었다. ‘어후’라는 대만의 전통악기와 비파, 우크렐레, 피아노 연주와 함께 귀에 익은 한국가요를 그들의 언어로 불러주었다. 그들의 친절과 배려에 가슴이 뭉클했다.
타이중의 초청가정 헬렌, 칭웨이와 몇 년된 친구처럼 친해졌다.
짧고도 길었던 둘째 주가 훌쩍 지나 두 번째 초청가정과도 헤어질 시간이 왔다. 가족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타이베이시로 가는 4시간동안 지난 시간들이 생각나고 아쉬워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타이베이에서 가오슝-장화로 갔던 일행과 합류해 평가회를 가졌고,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느라 밤이 깊어 가는 줄 몰랐다.
물론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정말 좋은 친구들을 만나 멋진 추억을 만들어간 소중한 시간이었다. 언제 또다시 시간이 된다면 꼭 다시 한번 대만을 찾아가 고마웠던 친구들을 다시 만나보고 싶다.
한국에 와 밀린 일도 많고 힘든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아직도 가끔 친구들이 생각나고 그때 그 추억들이 생각난다. 여전히 생생한 추억들에 대만 친구들이 너무 보고 싶고 생각난다. 2주간의 대만 IEYE는 내 인생에 가장 큰 교훈과 추억을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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