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8-15 격주간 제763호>
[4-H지도현장] 6년째 풀고 있는 숙제
전 용 태 (홍천군농업기술센터 지도사)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은 바로 4-H업무다"

2008년 갑작스런 인사발령으로 3년간 정들었던 4-H업무와 회원들을 뒤로 한 채 타 업무로 이동하게 된지 3년 만인 2011년에 다시 4-H업무로 복귀하게 됐다.
그 당시 내 생각엔 공무원의 인사이동으로 인한 부서변경은 공감하나 과거 맡았던 업무로의 이동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정보화기기(스마트폰)로 무장한 4-H회원에 비해 나의 아날로그 생활은 더욱 초라해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아날로그식 방법으로 과거 술 한잔 기울이던 회원들을 찾아다녔고, 4-H회원들과의 접촉이 많아지면서 그들 속에 녹아들 방법들이 생각이 났다.
먼저 회원들에게 자신감을 주는 방법을 선택했다.
강원도에서는 매년 7명의 농업인에게 강원도농업인대상을 시상하는 제도가 있다. 그 중에서 미래농업을 선도하는 청년농업인분야는 딱 1명 배정돼 있다. 나는 홍천군 4-H회원들의 프로필을 훑어 내려갔고 평가항목에 해당하는 경력이나 수상내역이 있는 회원들을 모두 추려 개별방문과 전화를 통해 심층분석을 했고, 대상자를 가려내 각종 증명서류를 갖춰 강원도에 제출했다.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2011년과 2012년 2년 연속 홍천군 4-H회원이 강원도농업인대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다.
마을에 자신의 이름이 적힌 현수막이 걸리고, 주변에서 축하전화를 많이 받으면서 책임감 있는 회원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두 번째 방법으로 청년회원 과제활동사업을 확대했다. 열심히 활동하는 회원에 대한 포상의 의미와 기술센터에 나와서 회의하고 교육받는 4-H활동이 결코 시간낭비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 사업량을 전년 3개소에서 7개소로 늘려 회원들의 안정적인 영농정착을 독려했다.
이렇게 2년여 가 지난 금년 5월 스승의 날에 나는 회원들로부터 감동적인 선물을 받았다. 바로 카네이션 한 송이. 비록 꽃 한 송이었지만 돈으로 비교할 수 없는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았다.
나뿐만 아니라 기술센터 모든 직원에게 가슴에 달아주는 카네이션을 바라보며 지도사업의 보람이 느껴졌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은 바로 4-H업무다!’하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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