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15 격주간 제759호>
[시 론] 농림분야 예산삭감 계획 즉각 철회해야

이 홍 기 (한국4-H본부 회장)

"농업-농촌에 희망을 불어넣지는 못할망정 실의와 좌절 느끼게 하는 정책은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

한국4-H본부는 지난 7일 이례적으로 성명서를 내놨다. 복지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농업분야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정부의 부당한 발표를 철회하라는 내용이었다.
4-H본부 역사상 독자적인 성명서를 낸 것은 4-H출신인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장관 내정을 환영하는 성명서 이후 두 번째다.
미래 후계인력 육성이 우리 농업의 미래라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당위성을 갖고 청년농업인들이 차세대 리더로 성장토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4-H본부로서는 이번 정부의 발표가 자칫 농업인은 물론 젊은 후계세대에게 좌절감을 안겨줄까 지극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5년간 5조2000억원 삭감계획

지난달 31일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는 박근혜정부의 복지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공약 가계부를 확정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농림분야 우선순위 재조정 △유사중복 사업 정비 △융자사업 이차보전 전환 △성과목표 기달성 혹은 저조한 농어업 보조사업 일몰제 적용 등을 통해 올해부터 박근혜 정부 내에 총 5조2000억원의 농림분야 세출을 줄인다는 것이다.
이를 단순계산식으로 풀어보면 올해 농식품 분야 예산 18조3862억원이 2017년 13조1862억원으로 28.3%가 줄어드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4-H본부는 성명서를 통해 “전국의 450만 4-H인은 정부의 농업에 대한 인식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즉시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또 “전국의 4-H인을 비롯한 농업인들은 농업-농촌에 대한 대통령의 애정과 국가안보산업으로서의 농업에 대한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를 잘 알고 있기에 지지를 보내왔다”고 밝히고 “하지만 이번 농림 예산 삭감을 내용으로 하는 ‘공약 가계부’를 대하면서 그 믿음에 조금씩 균열이 가고 있다는 점을 밝힌다”고 농업인들의 민심을 전했다.

4-H는 농업의 창조경제 실현 주체

새삼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 농업과 농촌은 급격한 노령화로 전통적인 촌락구조가 붕괴되고 공생과 상생, 자생이라는 우리 고유문화마저도 소멸될 위기에 처해 있다.
또한 한-EU, 한-미 FTA는 물론 향후 추진될 한-중 FTA 등으로 인해 ‘민족의 생명창고’인 농업-농촌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 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농업-농촌에 희망을 불어넣지는 못할망정 실의와 좌절을 느끼게 하는 정책을 철회할 것을 한국4-H본부와 450만 4-H인의 이름으로 촉구한 것이다.
김춘진 국회의원과 김준봉 농축산연합대표 등 농업관련 단체장도 지난 11일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농림예산 삭감하는 공약가계부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청년농업인을 위한 농업발전대책 시급

필자도 참석한 이 자리에서는 “정부가 5월 31일 발표한 공약가계부의 세출구조조정 과정에서 한-중FTA협상을 추진하고 있는 농업분야 예산을 오히려 2017년까지 5조2000억 원 감소시키려 하고 있는데 이는 시대를 역행하는 처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4-H본부는 박 대통령의 창조경제를 농업부문에서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으로 지난 해 11월 29일 국회에서 ‘농업분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세미나’를 가진 바 있다.
또 지난달 28일에는 ‘농업-농촌 지속가능성장 위한 미래 전략’이란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열고 농업의 내일을 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입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 농업인들이, 특히 청년농업인들이 안정적으로 농업-농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농업이 생명산업, 안보산업으로서 활력을 되찾고 1차-2차산업을 넘어 6차산업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예산삭감이 아니라 하루속히 농어업 발전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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