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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01 격주간 제758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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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교사 이야기] 꽃망울 속 꿈나래 |
김 국 회 (계룡고등학교4-H회)
"졸업생이 모교를 찾아와 반갑게 텃밭을 돌아보기도 한다"
초록빛깔 녹음이 온누리를 물들이는 반가운 계절이 찾아 왔다.
막 중간고사를 끝낸 학교는 교내 체육대회, 수학여행, 야영 등 다채로운 행사로 친구들과 함께‘우리는 하나’라는 공동체의식을 형성하는 좋은 때이기도 하다.
하지만 역시 우리 4-H회원들만큼 오뉴월의 따사로운 햇볕과 봄비가 반가운 이도 많지 않으리라.
이 온기와 물이야말로 대지가 생명과 오곡을 키우기에 가장 절실한 것이 아닌가.
우리 꽃가마(꽃을 가꾸는 마음, 우리 학교 4-H회 별명) 아이들과 함께 지난 겨울 창고 한쪽에 치웠던 텅 빈 화분에 다시 흙을 채우고 거름을 담았다.
처음 회원활동을 하는 아이들은 잠깐 일에도 구슬땀을 흘리며 “여기에 뭐 심어요?”, “언제 따 먹어요?”하며 연신 호기심어린 질문을 던진다.
아이들이 수업하는 사이, 빈 시간을 내어 동네 장에 나가 보았다. 화분에 심을 만한 텃밭 작물을 찾으러 나선 것이다.
50여 개를 골라 와서 아이들과 조심조심 화분에 옮겨 심었다.
모종을 심으면서 말해 주어도 다시 보고는 “이게 땅콩이에요?”, “이건 뭐더라?”하며 되묻는 아이들에게 하나하나 다시 알려주며 한 달도 안돼서 실컷 따먹을 만큼 열릴 것을 얘기해 주니 벌써부터 싱글벙글이다.
정성껏 심은 화분을 화단 앞에 줄지어 늘어놓고 보니 말 그대로 텃밭이 따로 없다.
회원이 아니어도 지나는 선생님들도 아이들이 저마다 아는 체를 하기도 하고, 묻기도 하며 새로 화단 앞에 늘어선 텃밭을 한 번씩 돌아보며 지난다.
나는 그 모습 속에서 자연을 사랑하고, 농산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소리 없이 자람을 기대해 본다.
대학에 들어간 졸업생이 모교를 찾아와 반갑게 텃밭을 돌아보기도 한다.
지난해 꽃가마 활동에서 텃밭을 가꾸고, 꽃동산 조성, 농촌일손 돕기, 자선카페와 독거노인 돕기, 도농교류활동 등에 적극 참여했던 녀석들이다.
4-H활동 덕분에 원하던 대학에 턱 들어갔다며 후배들에게 열심히 활동하라고 권하는 한 마디가 어떤 인사보다 고맙다.
나는 지금 새로 만난 아이들과 화단에 나선다. 올해 새 회원들과 추진해 볼 새로운 도전, 새로 핀 꽃망울과 새로 움튼 묘종들만큼이나 장차 성장할 꿈나래를 기대하는 설렘을 안고 한 발 한 발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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