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우 재 회원 (경기도4-H연합회 감사)
축산농가가 큰 어려움에 빠져 있다. 구제역으로 기르던 가축을 땅에 묻은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번에는 가격이 폭락해 가축을 기르면 기른 만큼 손해를 본다. 그러니 저 봄볕에 타들어 가는 농부의 심정이 오죽하겠는가? 이런 생각에 빠져 영농현장을 찾아가는 기자의 눈에 ‘뉴에덴농장, 대표 이우재’란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이우재(29·경기도 화성시 우정읍 원안리) 경기도4-H연합회 감사가 대학을 졸업하면서 이곳으로 농장을 옮겨 지금껏 키워낸 농장이다.
6년만에 40두에서 300두로 성장
농장에서 만난 이 감사는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논의 볏짚을 태우고 있었다. 내일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어서 서둘러 태워야 한단다. 이곳 1만여㎡의 논과 축사는 간척지다. 이 감사가 대학을 졸업하던 2006년도에 축사를 이곳으로 이전했다. 이 감사의 부친인 이병석(60)씨는 오래 전부터 시청 근처에서 축산을 해왔는데, 이전을 하면서 이 감사가 대를 잇게 되었다. 부친이 경영하던 농장이 ‘에덴농장’이었다. 이 감사는 ‘뉴에덴농장’이라 이름 지어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뉴에덴농장은 5000㎡의 우사에 300두의 한우를 키우고 있다. 처음 40마리로 시작했다. 그동안 새로 산 소는 한 마리도 없다. 모두 직접 수정해 사육 두수를 착실하게 늘렸다. 이 농장은 이 감사가 농대에 들어가면서부터 10여 년간 한우를 개량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 말 출하한 10마리의 소 가운데 1마리만 1등급을 받았고 4마리나 가장 좋은 등급인 1++, 나머지는 1+등급을 받았다.
목적의식 없으면 성공하기 힘들어
이 감사는 젊은 나이에 전문영농인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처음부터 영농에 뜻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수원에 있는 인문계고등학교를 다닌 이 감사는 고3때 부친이 한국농업대학 원서를 가져왔을 때만 해도 완강하게 거부했다. 하지만 평소 존경했던 삼촌이 “너는 아버지 곁에서 농업을 지키라”는 말을 듣고 마음을 바꾸게 되었다.
지금은 영농을 선택한 게 잘한 일이라고 여긴다는 이 감사는 “목적의식이 없으면 성공하기 힘들다”고 강조한다. 그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면서 “4-H활동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라고 말한다.
특히 많은 청년4-H농업인이 한국농수산대학을 졸업하고 산업기능요원으로 군 면제를 받고, 대부분의 시간을 자신의 영농에 종사하기 때문에 사회생활을 익힐 기회가 적다. 4-H단체생활을 통해 단체생활을 배우고 정보를 고유하며 친목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감사는 2006년 화성시4-H연합회에 입회해 지난해 연합회장으로 활동했다. 시연합회에는 20여명의 청년농업인회원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일반 회원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해 10여명이 입회해 3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어린이날을 맞아 화성 우리꽃식물원에 돼지 2마리, 젖송아지 1마리, 토끼와 닭 등 동물농장을 만들어 어린이들이 농업과 친해지는 활동을 펼쳤다. 여기에서 아이스크림을 팔았는데, 수익을 크게 올리지 못했으나 좋은 경험이 됐다고 한다. 며칠 전에는 1000㎡의 공동과제포에 감자를 심었다.
“4-H가 소중하고 4-H활동이 좋고,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게 중요하기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는 이 감사의 말을 들으면서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농업과 농촌, 더욱이 축산농가의 문제가 이 젊은 청년농업인4-H회원들의 힘으로 극복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갖게 됐다.
<조두현 부장 dhcho@4-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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