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15 격주간 제755호>
[지도자 탐방] “우리의 전통 맛, 4-H정신으로 지킨다”

4-H에서 만난 이종학-김광자 지도자는 딸 보배씨와 함께 광이원을 경영하며 우리전통 맛을 지키고 있다.

이 종 학 지도자 (경기도4-H지도자협의회 감사)

경기도 ‘양평’하면 누구나 ‘용문사 은행나무’를 떠올린다. 여기에 우리의 전통 맛을 지키고 발전시키고 있는 ‘광이원’을 포함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경기도4-H지도자협의회 감사이자 한국농업경영인양평군연합회장, 양평군4-H지도자협의회 직전회장인 이종학 지도자(57·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덕촌리). 그는 우리 문화재를 지키듯이 우리의 전통 맛을 지키는 일이 “4-H인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의무”라고 말한다.

가공공장·체험장·식당 갖춰

그가 경영하고 있는 광이원(www.kwangiwon. com)의 앞뜰에서는 된장, 간장, 청국장, 고추장이 맛있게 익어가고 있다. 그리고 뒤뜰에서는 효소가 발효되고 있다. 곧 전통 현미식초도 나올 거라고 한다. 용문사 가는 길목의 6600㎡에 가공공장과 체험장, 전시장, 식당을 갖추고 있다. 항아리만도 700여개. 봄볕에 그윽하게 익어가는 맛있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농가맛집으로 운영되는 식당은 예약을 해야 이용할 수 있다. 인터넷을 보거나 소문을 듣고 찾아온 젊은 고객들은 다음에 꼭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찾아온다고 한다.
원재료는 물론 모두 우리 국산 콩을 사용하고 있다. 연 400가마(32t)의 콩은 농가와 직접 계약해 재배하고 전량 수매하고 있다. 매출액은 연 5억원으로 1억5000만원의 순익을 올리고 있다.
광이원에서는 매년 장담그기 체험을 갖고 있다. 3월에 두 차례에 걸쳐서 100여명이 참가한다. 지난 해 11월 메주를 쑤어서 발효시킨 것을 소비자들이 염도를 맞춰 전통장을 담그는 것이다. 이것을 40~50일 후에 된장과 간장으로 가르기를 하고 항아리에서 2년을 두었다 먹는다. 참가자들은 매년 장을 담그기 때문에 계속해서 직접 담근 장을 먹을 수 있다.
광이원이라는 이름은 이종학 지도자가 ‘광주 이씨’인데다가 우리 전통을 대를 이어 지키겠다는 뜻으로 지었다. 현재 식품학을 전공한 딸 보배씨(28)가 부모님과 함께 가업을 잇고 있다. 보배씨는 대학원에서 식품학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4-H정신으로 지역에 봉사

이렇듯 우리 전통의 맛을 지켜가는 이 지도자는 4-H이념과 농업에 대한 애정이 지극하다. 13세이던 1978년에 마을의 월성4-H회에 가입한 이 지도자는 1982년에 양평군4-H연합회장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그해 오토바이를 타고 마을4-H회를 순회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3년 가까이 병상에 있어야만 했다.
그때까지 젖소와 돼지를 키우던 이 지도자는 농장을 접고 농산물 가공으로 나섰다.
4-H활동을 하며 만난 김광자씨(55)와 결혼해 부모님으로부터 한 푼도 받지 않고 광이원을 일구었다. 처음에 항아리 20여개에 남의 땅을 빌려서 시작했는데 지금은 700여개나 된다. 10여명의 직원들을 두고 모든 공정을 전통 방식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기계는 사용하지 않고 수작업으로 하고 있다. 조미료도 물론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김광자씨는 “음식이 아무리 몸에 좋아도 맛이 없으면 안 먹는다”면서 “소비자들이 먹고 즐거움을 느낄 때 보람을 갖는다”고 말한다.
이 지도자는 양평군4-H지도자협의회장으로 있으면서 매년 5명의 학생4-H회원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지난해에는 대학에 진학한 결손가정의 회원에게 200만원의 학비를 보탰다. 앞으로 점차 장학금을 늘리겠다는 이 지도자는 “농촌에서 얻은 이익을 농촌에 환원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지도자가 만드는 장맛만큼이나 4-H의 지·덕·노·체의 네 가지 맛으로 살맛나는 우리 농촌을 가꿔가기를 기대해 본다.
 〈조두현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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