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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01 월간 제751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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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H 지도 현장] 오래전부터 4-H인이었던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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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동 환 주무관> |
어릴 적 시골 마을 입구마다 자주 보던 네 잎 다리 클로버 표지석.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지도 못한 채 언제부터인가 그 표지석은 점차 없어지기 시작했고, 내 기억 속에 뚜렷이 새겨져 있던 표지석의 지·덕·노·체 네 글자도 서서히 사라져 갔다.
2006년 늦깎이로 공직에 입문해 직불제사업, 양곡정책 등 주로 사람들과의 관계보다는 나 혼자 잘 하면 되는 그런 업무를 맡아오던 차에 지난해 2월 4-H업무를 맡게 되었다.
정적인 업무에서 동적인 업무로의 전환이었기에 조금은 설레기도, 한편으로는 긴장되기도 했던 게 사실이다.
김해시4-H회는 4-H본부회원 56명, 청년4-H회원 48명, 학생4-H회원 1003명 등 총 1107명의 회원들로 구성되어 자체활동 뿐만 아니라 농업기술센터와 함께 하는 활동이 꽤 많은 편이다.
각종 행사가 많다 보니 업무를 파악하기 보다는 초기에는 주로 당면과제 처리하기에 급급했다.
무슨 행사가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4-H지도교사협의회 회의를 열게 됐다.
관내 18개 학교 33명의 지도교사들과 함께 토론을 하는데 과제경진, 한마음대회, 야영교육, 문화탐방, 지도교사연수….
직접 경험하지 못하고 처음 들어 보는 여러 행사명이 나오는데 전부 내가 해야 하는 업무란다.
학교4-H회의 베테랑이신 감경윤 지도교사협의회장님을 비롯한 여러 선생님들의 협조로 그럭저럭 첫 행사를 마치고, 내 머리 속에 행사들이 하나 둘씩 정리되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그렇게 1개월, 2개월 시간이 지나갔다.
4-H활동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야영교육을 지난해 7월에 2박 3일간 150여 명의 회원이 참석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김해로서는 10년 만에 실시한 2박 3일의 일정이었고 학생, 청년 할 것 없이 야외 취사와 텐트 속 야외 취침을 체험해 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봉화식에서 촛불을 들고 뜻을 모으는 시간, 해 뜨는 줄도 모르고 밤새 나누었던 수많은 이야기들….
행사를 마치는 순간 회원들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이 4-H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해줬다.
다른 시군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김해시4-H 담당공무원은 복이 많은 자리라는 생각이 든다.
경험이 많은 본부, 청년, 학생회원들이 자신이 받았던 교훈을 다른 회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또는 다시 그런 감동을 느껴보기 위해 오늘도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거기에 후배들은 잘 따르고 있기에….
담당자는 무대만 정성껏 준비해 준다면 나머지는 잘 흘러가게 되는 것이다.
김해에 첫 눈이 내리던 지난 12월 7일 김해시 4-H가족 100여 명이 모여 만남과 화합을 위해 만들어진‘김해시 4-H가족의 밤’행사가 열렸다.
선배와 후배가 흔쾌히 경비를 부담하여 자체적인 큰 행사를 가졌고 그 행사는 대성공이었다.
그동안 잊고 지냈던 회원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추억의 책장을 한 장, 두 장 넘기는 그 모습은 4-H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함께 하는 듯 했다.
4-H업무를 맡은 지 10여 개월 밖에 안됐지만, 서약, 노래, 금언 등을 외우고 행사를 추진하면서‘내가 오래전부터 4-H인이었던가?’라는 착각에 빠지곤 한다.
물론 내가 처음부터 4-H인은 아니었고 업무를 통해 조금씩 알아가고 있지만 한 가지 확신을 한다.
오랜 시간이 지나더라도 내가 4-H담당자였다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을 것을….
〈김해시농업기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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