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01 월간 제751호>
[지도교사이야기] 청소년 행복지수 높여 주는 4-H활동

윤 용 재 교장 (경기 용인 포곡중학교)

경기도 용인에 자리 잡은 포곡중학교는 지리상 도시와는 외진 곳에 자리 잡고 있다. 그렇다고 논밭이 많은 농업도시도, 그렇다고 공업도시도 아닌 이곳의 학생들은 학교가 자신들의 놀이 공간이며, 그곳이 유일하게 자신들을 인정해 주는 곳이기도 하다.
본교는 1997년에 처음으로 4-H활동을 시작했다. 우리 고유의 전통놀이를 계승하고자 4-H사물놀이반 4명으로 조직을 구성해 창립된 것이다.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다고 하였던가?
아이들이 하나 둘 모여 2004년에 4-H국악반으로 확대돼 지금은 45명의 회원들이 가야금, 거문고, 아쟁, 대금, 피리, 해금 등의 악기를 통해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고 있다.
또한 50명의 회원들로 구성된 4-H그린농장반도 대내외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쳐 몇 달 전 한국4-H본부에서 주최한 제14회 한국4-H대상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4-H국악반 활동을 통해 사랑과 관심을 필요로 했던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실력을 인정받기 시작했고 실력의 상승과 함께 인성의 변화도 보여주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침, 쉬는 시간, 점심, 방과 후 등 틈틈이 4-H 동아리실이 닳도록 연습에 매진하며 성실함을 배웠다.
4-H회원들은 과제활동을 통해 성품이 긍정적으로 변화되어 자존감이 높은 학생이 되었고, 지역을 대표하여 각종 대회에 참가해 많은 수상실적을 올리다 보니 학생들 스스로 애향심과 애교심을 가지게 되었다.
행복지수가 높아진 학생들은 4-H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학교에서 건전한 청소년문화를 만들어가며 성장해 갔다.
또한 자기 악기 연습만 하던 아이들이 후배들을 가르치기 시작했고, 또 그 선배가 후배를 가르치는 현상이 나타났다.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선배들이 토요일과 방학에 찾아와 후배들에게 멋진 멘토 역할을 해주어, 그야말로‘4-H 재능기부’의 전통을 아름답게 이어가고 있다.
특히 유네스코 지정학교인 본교로 2009년부터 매년 외국 학생들이 포곡중학교를 방문하였는데, 4-H국악반 학생들은 외국학생들에게 전통악기체험프로그램 운영과 공연을 하여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하였다.
올해에는 싱가포르 학생들이 방문하였는데 퓨전국악곡인 ‘신뱃놀이’를 연주하여 큰 호응을 얻었다. 해외문화교류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임을 알게 되었다.
우리 학교 또 하나의 자랑거리인 4-H그린농장반 회원들은 국화재배와 친환경생태학교를 만들기 위해 학교 곳곳에 수세미, 박, 밀 등을 가꾸었다.
그 결과 가을에 국화향이 가득하고 박, 수세미 넝쿨이 우거진 아름다운 교정이 되어 전교생과 인근 지역주민들에게 살아 숨쉬는 감성교육장이 되어 주었다.
4-H그린농장반 학생들이 예쁘게 재배한 국화를 판매하면서 스스로 경제관념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학년 초에 회원 한 명 한 명에게 통장을 만들어 주었다. 그 이유는 국화재배 수익금을 장학금으로 지급하기 위해서였다.
과제활동에 참여하여 노력한 날 만큼 정확히 환산하여 장학금으로 통장에 지급했다. 이는 노력한 만큼 받아 가야한다는 교육철학과 노동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 위함이었다. 또한 수익금의 일부는 나눔의 기쁨을 체험하기 위해 불우이웃돕기활동에 쓰였다.
이와 같이 포곡중학교의 4-H국악반과 4-H그린농장반 친구들은 자연스럽게 지·덕·노·체를 경험하며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운다. 앞으로 지역사회와 나라의 미래를 이끌어 갈 건전한 청소년으로 성장할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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