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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01 월간 제750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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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4-H 판을 키우자! |
정 재 우 (KBS 라디오 작가 / 한국4-H본부 자문위원)
지난달 29일 한국4-H본부가 주최한 정책포럼‘청년일자리 창출과 과제’는 몇 가지 의미에서 시의적절했다.
첫째는 이번 포럼이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과 4-H본부를 오가며 오전과 오후 두차례에 걸쳐 진행된 강행군을 통해 지·덕·노·체라는 4-H운동 본연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이번 포럼은 실업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청년일자리 창출을 4-H운동이 해낼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날 주제발표자로 나선 경상북도 청도군의 흙내음영농조합법인 이대풍 대표는 4-H운동의 진정한 실체를 보여준 대표적인 케이스였다.
4-H운동을 통해 4-H정신을 몸으로 익혔고, 그런 4-H정신으로 무장하면 농업·농촌이야 말로 블루오션임을 역설해서 갈채를 받았다.
4-H회원만이 해낼 수 있는 빛나는 모습이었다. 실제로 현재 전국 농어촌에서는 억대 농어민이 속속 등장하고 있고 특히 30대 이하 청년들 가운데 20% 정도는 연간소득이 도시근로자들을 훨씬 앞서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4-H운동경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것에 우리는 주목해야 할 것이다.
세 번째로 이번 포럼은 4-H운동의 지속가능한 비전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특기할만 하다. 우리나라의 4-H운동 역사는 65년의 시공간을 넘어서면서 한때는 70만 회원을 거느린 거대 단체로 성세를 이루기도 했지만 지금은 70만 회원이 7만여 회원으로 10분의 1수준으로 크게 줄어들었고 활력도 예전만 못하다.
오죽했으면 지난 2007년에 4-H운동을 되살려야 한다면서 국회가 4-H활동지원법을 제정했겠는가.
그런데 이번 포럼에서는 4-H운동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길을 제시해 줬다. 바로 농촌일자리 창출의 해법이 4-H운동에 있고, 4-H운동을 통한 후계인력육성에 4-H운동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음을 인식시켜 준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첫째가 많은 4-H운동가들이 4-H운동을 농업·농촌에서만 국한하려는 의식구조를 타파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4-H운동을 농업·농촌에만 국한할 경우 4-H운동의 앞날은 결코 밝지 않다. 왜냐하면 농촌인구는 갈수록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경우 농업인구는 전체인구의 1%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앞으로 농업인구는 50만에서 100만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을 한다면 여기서 4-H운동을 활성화하겠다는건 결코 정답이 아니다.
정답은 도시4-H다. 도시4-H로 판을 키워야 한다. 농업·농촌4-H는 그대로 가게 하고 도시청소년에게도 농업 농촌이 아니면 어떤가, 학교운동장의 쓰레기를 줍고 화단을 가꾸고 교실청소나 화장실 청소를 솔선해서 하게 하고 길거리로 나와서도 거리청소나 가로수를 정비하고 교통정리를 해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아침 일찍 아침체조를 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4-H정신을 일깨우도록 한다면, 그것 또한 훌륭한 4-H운동이 아니겠는가. 그렇게 현재의 4-H운동가들이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그래야 판이 커진다.
두 번째로 그렇게 판을 키우기 위해서는 현행 4-H활동지원법을 개정해야 한다. 현재의 4-H활동지원법은 농촌진흥청의 지원 하에 4-H본부가 활동을 하도록 돼있고 지자체에도 예산지원을 요구할 수 있어서 얼핏 보기에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속이 없다.
이것을 개정해서 관할기관을 행정안전부나 농식품부, 지식경제부 등 상위부처로 하고, 그것이 어렵다면 농촌진흥청이 도시4-H활동에 대한 지원을 할 수 있으면서 지자체 등에도 예산배정을 강제할 수 있도록 바꿔야한다. 그렇게 판을 키울 때 4-H운동은 진정으로 활성화의 날개를 달고 고공행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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