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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01 월간 제750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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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H 지도 현장] 공직생활의 중요한 자산, 4-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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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지 호 지도사> |
농촌지도사로서 최적의 환경인 농촌에서 농사를 지으시는 부모님 밑에서 자란 나는 늘 농촌이 놀이터였으며, 친구였다.
대학 전공 또한 농업관련 학과였던 터에 평생 직업으로‘지도사’를 선택하게 되었고 나의 첫 공직 생활은 4-H와 함께 시작되었다.
대학을 갓 졸업하고 경남 의령군농업기술센터에 발령받아 첫 보직을 받은 후 어릴 때부터 부모님께 전해들은 4-H에 대한 기억때문인지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업무에 임할 수 있었다.
회원들과 이어진 끈끈한 인간관계
연시총회 때 처음으로 회원들을 마주했던 순간, 조그만 회의실에 녹색유니폼을 입고 어색함과 쑥스러움, 자부심과 존경심이 뒤섞인 그 마음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처음부터 수월한 일은 없듯이 영농·학교 4-H회원들을 지도하는 것과 본부 지도자들을 마주하는 것은 상당히 부담으로 다가왔었다.
열정적인 마음과 달리 행동하는 것에 서툴러 한계에 부딪혀 좌절도 많이 했고 속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과제활동을 추진하면서 회원 농장에 보온덮개를 나른다며 땀을 비 오듯이 흘린 일, 소 입식한다며 축사를 청소하던 일, 야영대회에서 함께 4-H서약을 한 일, 4-H대상 시상 준비하면서 함께 땀 흘렸던 일들처럼 업무능력 외에 끈끈하게 이어진 인간관계로 크고 작은 어려움들을 극복할 수 있었다.
회원과 담당선생님 보다 동네 형·동생같은 느낌으로 하루하루를 보람으로 채워나갔으며, 이러한 소중한 기억들이 돌이켜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그러던 중 고향인 밀양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고, 가족 같은 회원들과 멀어지는 아쉬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러나 4-H가 나의 운명이었는지, 다시 4-H업무를 맡게 되었다. 오히려 같은 업무를 다른 지역에서 하다 보니, 더 넓은 시야로 업무를 바라볼 수 있고, 회원들에 대한 더 소중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4-H를 담당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공무원이 하는 일과는 조금 색다르다고 생각된다.
현장에 나가서 회원들과 함께 하는 경우가 많고, 또한 학교4-H회를 지도하다보면 풍선공예, 토피어리 등 쉽게 접하지 못하는 과제물을 접해보고 지역문화자원을 탐방하며 새로운 역사도 알게 된다.
즐기면서 참여하는 4-H 업무
지금은 공동학습포를 조성하여 회원들과 함께 농작물을 일구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복지센터에 전달할 김장용 배추 생육이 잘되지 않아 일주일에 한 번씩은 포장에 나가 나름 고민을 한다.
아직은 퇴비는 언제 살포하고, 약은 언제 치는 것인지 회원들에게 농사일에 대해서 지도를 받고 있는 초보자지만 생생한 현장에서 보고 체험하며 느끼는 경험을 한다는 것에 너무 만족하고 있다.
바로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즐기면서 참여할 수 있는 일을 하게 되는 것이 4-H업무의 장점이 아닐까.
‘신규직원이라서 4-H를 맡기는 구나. 같은 또래의 회원들이 많아서 젊은 내가 맡는 거구나’라고 쉽게 생각했었다.
귀찮은 업무 중에 하나이겠거니 했지만 부딪혀 볼수록 정이 가고 재미있는 업무가 아닐까 생각한다.
4-H를 하면서 만난 회원들과 지도하는 업무들이 10년 뒤의 내 모습을 위해 다듬고 성장하게 하는 채찍이자 당근이 되어, 그때는 아마 남들이 부러워하는 일류 지도사가 되어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밀양시농업기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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