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01 월간 제749호>
[청소년체험활동기] 구체적인 꿈 가질 수 있게 해 줘

박 석 희 회원 〈충남 당진 호서중학교4-H회〉

처음에 4-H회에서 서울에 간다고 했을 때 단순히 놀러가는 줄만 알았다.
그런데 갑자기 조를 짜더니 모둠 활동을 해서 진짜 당황스러웠고 싫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2박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나니 애들끼리 노는 것 보다 훨씬 좋은 경험을 했다는 것이 느껴진다.
처음 조를 짤 때 진짜 모두 어색해서 말도 못하고 가시방석 같은 느낌이었는데, 같이 게임하고 지하철 노선에 관해서도 의논하고 하다 보니 금방 친해졌다.
모르는 사람들과 이런 활동을 한다는 게 신기하고 신선하고 뭐 그런 것 같다.
이틀째 되는 날 본격적으로 서울 탐방을 했다.
첫 번째 코스가 고려대학교였는데 그 곳에서 고려대생에게 전공과 진로를 물어 적어오는 것이 과제였다.
처음에는 ‘얼굴에 철판 깔고 하자!’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도착하니까 부끄러워서 도저히 말을 못 걸었다.
그런데 다행이도 첫 번째 분이 친절하게 대답해 주셨다. 그런데 모두 첫 번째 사람처럼 친절하기만 하지는 않았다. 거절도 당했었다.
오래 걸리지 않는 시간인데 그냥 피하고 거절하는 사람들을 봤을 때 싫고 기분 나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 만큼 시간관리가 철저해야 좋은 학교에 올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막상 인터뷰를 해보니 고려대생들도 졸업 후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보면 대답을 잘 못했다.
고려대 학생이라고 하면 대부분 똑똑해서 꿈이 있고 한 줄 알았는데, 아니어서 충격적이었다. 이 미션을 통해 나는 대학교에 가서 꼭 꿈은 크게 구체적으로 정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다음 미션 수행 장소는 서대문형무소였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 도중에 나 혼자 카드를 찍고 노선을 벗어나는 바람에 교통카드를 또 뽑았다. 진짜 돈이 아까웠다.
형무소에 입장하기 전에는 조원들과 사전 조사를 했다.
여기는 예전에도 한번 왔던 곳이었는데도 다시 찾으니 격한 감정이 샘솟았다.
일제가 파렴치하다는 걸 각종 고문 재연, 고문 기구, 내용 등을 보고 알 수 있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생각하니 감사하면서도 마음이 아팠다. 나라의 소중함과 독립투사분들에 대한 고마움을 자주 잊고 살았던 게 부끄러웠다.
애국심을 다시 한번 되새겨 봤던 서대문형무소에서의 미션을 마친 후 교보문고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엄청나게 큰 공간에 수많은 책들이 눈 앞에 있는 걸 보고 입이 떡 벌어졌다.
베스트셀러가 예쁘게 전시되어 있는 것도 보기 좋았다. 베스트셀러 중에 요즘 내가 읽고 있는 책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보여서 아주 기분이 좋았다. 그 책을 교보문고에서 보니 잃어 버렸던 강아지를 찾은 것 마냥 반가웠다.
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책이 있고 양도 많다는 걸 느꼈다. 책 한권 사가고 싶었는데 고르다가 시간이 부족해서 미련하게도 빈손으로 나왔다.
그 다음 우리가 찾아 간 곳은 인사동이다. 나는 인사동의 그 거리가 참 좋았다. 북적북적하고 신기하게 거리의 모든 풍경이 너무 예뻤다.
그곳에서 퍼포먼스의 일환으로 사람인데 미동도 하지 않는 사람도 봤고,‘꿀타래’를 만드는 것도 봤다. 무엇보다 신선했던 건 외국인한테 말을거는 거였다.
나는 “Excuse me”, 그 말이 어려운 것도 아닌데 왜 먼저 말을 못 걸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친구가 먼저 말을 걸어 외국인을 잡으면 내가 질문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어색한 가운데 미션수행이 시작됐지만, 외국인도 친절하고 한국인에 대한 인상이 긍정적이어서 수월하게 해결했다. 미션수행 코스 중 인사동이 제일 재미있었다.
2박3일 동안 피곤하고 다리도 아팠지만 두 번 경험하긴 어려운 귀한 체험을 한 것 같아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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