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01 월간 제748호>
차세대 4-H리더들의 도약
- 2012 계룡시 중·고 4-H연합 도농교류활동 -

박 찬 례 〈충남 계룡 금암중학교 4-H지도교사〉

지난 8월 8일부터 10일까지 충남 계룡시 중·고 4-H회원 43명과 4-H지도교사 5명, 4-H담당 지도사 1명 등 49명이 참가한 가운데 충북 제천시 산야초마을에서 2박3일간의 도농교류활동이 실시됐다.
첫날 입소식 후 4-H이념 서약, 금언을 교육하고 쪽물 염색으로 나만의 손수건을 만들었다. 저녁이 되어 지역할머니께서 차려준 산나물과 구수한 된장찌개 가득한 저녁밥을 먹었는데 오랜만에 친환경 먹거리에 흠뻑 빠져 행복한 얼굴이었다. 저녁 식사 후에 제천 특산품 당귀를 활용한 약초 주머니를 만들었더니, 체험장에 약초향이 가득해 산야초마을에 온 것이 실감났다. 저녁 휴식시간에 여학생 한 명이 벌에게 쏘여 한바탕 난리가 났는데 마을 담당자가 찧어준 준 쪽풀을 붙이고 20여 분간 있었더니 부기가 쑥 빠졌다. 쪽풀 체험 때 염색재료로 사용한 후라 아이들은 환경과 우리 삶의 연관성을 깨닫기도 했다. 팀별 과제활동으로 4-H활동과 도농교류활동에 대한 산출물을 제작하고, 늦은 밤 부모님께 엽서쓰기로 바쁜 하루를 마무리하였다.
다음날 오전에는 마을환경 정화로 일손이 필요한 곳을 찾아가 잡초제거, 마을회관 청소와 회관 주변의 묵은 건축쓰레기를 치웠는데 대입 준비로 한창 바쁜 김태양(계룡고 3학년) 회원이 몸 사리지 않고 솔선수범해 중학생 후배들에게 훌륭한 모범을 보여 주었다. 천연약재를 넣은 비누를 만들고 떡메를 이용해 당귀인절미도 만들었는데, 찰밥을 떡메로 수십 번 내려치다보니 어느새 먹음직스런 떡이 되었다. 아이들은 서로 돌아가며 떡메를 치는 즐거움에 빠졌다. 다 만든 인절미를 직접 자르다보니 어느새 동네 어르신들을 초청한 저녁식사가 시작되었다. 학생들은 낮에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했다고 그새 친해진 노인 분들과 이런저런 정담을 나누는 훈훈함도 느껴졌다.
저녁식사 후에 봉사활동 소감문과 활동 등으로 팀별 산출물을 마무리하여 전시 발표하고, 다양한 레크리에이션 활동과 팀별 4-H서약 암송 등을 하며 공동체의식과 리더십을 심어주었다. 2시간이 넘는 동안 지루한 줄 모르고 즐거워하는 회원들의 모습을 보니 지도교사로서 보람도 느껴졌다.
마지막 날 아침에는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정방사를 탐방했다. 이 사찰에서는 청풍호의 절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여 청풍명월의 아름다운 풍광을 몸과 마음으로 느꼈다. 자드락길 탐방과 계곡 물놀이, 끝으로 환경정화활동으로 뿌듯한 2박3일의 일정을 마감하였다.
이번에 실시한 도농교류활동에 참여하여 얻은 결실은 다음과 같다.
첫째, 단일학교가 아닌 계룡시 5개 학교(엄사중, 금암중, 용남중, 계룡고, 용남고)가 모두 연합한 도농교류활동을 통해 관내 4-H회원들의 이해와 소통의 폭을 넓혔다.
둘째, 친환경활동뿐만 아니라 산출물 제작 등을 통해 ‘지·덕·노·체를 갖춘 젊은 리더 육성’이라는 목표 아래 회원들의 리더십 함양과 책임감을 기르는데 기여했다.
셋째, 친환경적인 환경과 농촌문화를 접하며 친환경 농업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었고, ‘실천으로 배우자’를 도농교류활동에 접목할 수 있었다.
이러한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아쉬움을 남긴 부분도 몇 가지 있다.
먼저, 친환경 농업을 소재로 한 농촌테마마을은 제법 늘어났지만, 청소년에게 제공하는 교육과 체험활동 분야가 지역의 특색을 반영하지 못하고 대부분 비슷하다는 점이다. 그렇다보니 학생들이 도농교류활동을 하면서도 농촌지역의 참모습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갖기 어려웠다.
다음으로, 도농교류활동, 도시문화체험활동 등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농촌테마현장공간이 아직 부족하다는 점, 그리고 재정적인 지원 없이는 활동의 지속성을 지니기 어렵다는 점이다. 앞으로 단일학교나 지역연합 4-H캠프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지역자치단체와 학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끝으로, 농촌테마마을은 친환경적인 공간마련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거두고 있지만, 숙박시설이나 응급상황에 대한 대응에는 소홀한 부분도 적지 않다. 어른들을 대상으로 할 때와는 달리 학생들을 인솔하고 있는 지도교사들의 책임감을 고려하여 보다 안전한 테마시설 확충이 필요하다.
이번 도농교류활동을 마무리하면서 그동안 지역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는 학교 4-H회원들간의 친목도모와 단합된 힘을 배우게 되었다. 또한 농업의 소중함을 배우고, 바라보는 농촌이 아닌 함께하는 농촌의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4-H만의 매력을 경험하면서 지역을 이끌어갈 차세대 4-H리더들의 공동체 의식 함양에 모범적인 사례를 제시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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