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8-01 월간 제746호>
[특별기고] 4-H해외봉사활동 어떻게 할 것인가

이 계 현 국4-H본부 사무총장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8일간 한국4-H중앙연합회장을 비롯한 임원들과 이종민 지도자 등 18명이 캄보디아 바탐방지역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이번에 추진된 캄보디아 해외봉사활동은 머지않아 지구촌에 닥칠 식량, 환경, 빈곤 등의 문제해결을 위한 글로벌4-H네트워크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국제4-H운동의 첫걸음을 내딛는 활동이었다.
캄보디아 해외봉사활동의 목적은 저개발국인 캄보디아에 처음으로 4-H회를 조직하여 청소년들이 4-H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청소년 스스로의 발전을 꾀하고 향후 지역사회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4-H의 씨앗을 심는데 있다고 하겠다.
봉사활동은 이번에 우리와 협력하여 창립한 캄보디아 최초 4-H회인 바탐방대학4-H회원들과 함께 다양한 활동으로 추진됐는데, 나는 이 과정에서 언어소통이 원활하지 못함에도 친밀하고 스스럼없이 봉사활동에 임하는 양국의 젊은이들을 바라보면서 낯선 것에 대해 주저함이 없는 젊은이들의 의식변화가 놀라울 뿐이었다. 세계는 글로벌화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 현재는 인류역사상 최대의 격변기라고 할 수 있으며 지금은 그야말로 지구가 하나되는 세계화 시대다.

4-H운동도 글로벌시대

우리 4-H도 이러한 글로벌 흐름에 예외는 아니어서 4-H발상국가인 미국과 함께 세계 70여 개국에서 추진하는 4-H운동을 하나로 연계하는 글로벌4-H네트워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4-H운동은 1900년대에 미국에서 시작되어 110여년간 미국은 물론 아시아, 유럽, 북미, 중남미 대륙의 70여개국에서 집중 추진되어 청소년의 건전한 성장과 개발뿐만 아니라 농업은 물론 지역사회발전에 크게 기여를 하였으며, 그 효과가 역사적으로 검증된 훌륭한 청소년활동프로그램이다. 이러한 4-H프로그램을 세계적으로 연계해 4-H가 가진 인적, 물적 역량을 바탕으로 향후 세계적으로 전개될 식량부족현상의 해결과 삶의 질 향상, 미래를 위한 청소년의 건전개발육성을 추진하자는 것이 글로벌4-H네트워크의 목적이다.
혹자는 국내 4-H활동도 어렵고 답보상태인데 무슨 세계화냐는 의견도 있으나 현재 우리 청소년들의 의식구조나 관심도 등을 고려할 때 이들을 위한 새로운 국제 4-H프로그램의 개발 확산은 꼭 필요한 부문이라고 생각한다.
세계화된 새롭고 신선한 프로그램은 우리 회원들의 관심과 참여를 증폭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해외봉사단의 사례와 8월에 개최예정인 아시아4-H컨퍼런스에 60여명이나 되는 청년회원들이 진행스태프로 기꺼이 참여하는 의욕을 보이는 것만 봐도 적절한 동기부여, 목표달성과 성취를 인정받고 자긍심을 높이는 환경을 조성한다면 우리 4-H회원들은 훨씬 더 큰 활동의욕을 보여주리라고 믿는다.

헤외봉사, 4-H국제활동 새로운 시도

그렇다면 해외봉사활동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이번 해외봉사활동은 우리나라 4-H국제활동으로는 처음 시도된 것이다. 그간 4-H국제교환훈련(IFYE)과 선진영농연수, 해외문화체험 등의 명목으로 많은 회원과 지도자가 해외연수를 다녀왔는데, 이러한 해외연수 프로그램은 견학하고 배우는 피동적 개념에서 벗어나 직접 체험하고 기여하며 성취와 기쁨을 느낄 수 있는 해외봉사활동으로의 영역 확대가 필요하다.
해외봉사활동은 1961년부터 국가적 차원에서 미국의 평화봉사단을 필두로 여러 선진국에서 추진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종교단체, NGO, 대학 등 셀 수 없이 많은 해외봉사단이 활동하고 있으며 1990년부터는 정부차원의 해외봉사단(한국국제협력단, KOICA)을 각국에 파견하고 있다. 주요활동분야는 교육, 보건, 공공행정, 산업에너지, 농림수산 분야이며, 활동유형은 농업개발, 수리사업, 청소년지도 등 현지주민과 함께하는 현장참여형, 교육기관에서 교육하는 교육지도형, 전문기술을 전수하는 연구사무형, 현지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연계업무형 등이 있다.

4-H 특화된 해외봉사로 발전시켜야

따라서 4-H해외봉사활동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우선 이러한 봉사활동유형을 참고하고 우리나라 4-H도입초기의 과거 경험을 살려야 할 것이다. 앞으로 4-H고유의 특별한 해외봉사활동으로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필자의 경험을 살려 다음과 같이 제안을 하고자 한다.

○해외봉사 명확한 방향수립 필요
첫째, 해외봉사파견사업의 정확한 목적과 한계를 분명히 한 방향 수립이 필요하다.
4-H해외봉사활동은 단순히 일회성으로 다녀오는 것이 아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우리의 경험을 전수함으로써 해당국 청소년의 건전성장과 개발, 농촌지역사회발전을 이끌어 내기 위함이다. 이에 적절한 계획과 실천을 위한 공감대 형성과 충분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그들이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을 요구하는지, 우리가 충분히 해줄 수 있는 것인지를 확실히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장의 현실을 잘 아는 안내자가 필요하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자료를 보면 44개국에서 1608명이 활동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이들의 현장경험과 노하우를 십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캄보디아 봉사활동도 KOICA현장봉사단원의 적극적 협력이 주효했다고 본다. 아울러 불필요한 약속이나 과도한 일시적 지원은 상대방의 기대치만 높이고 종국에는 불신의 벽을 쌓아 기대효과를 떨어뜨릴 뿐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활동국가 적합성, 동참주체 명확해야
둘째, 4-H운동은 농촌지역사회를 근거로 전개되어 왔고 그 효과가 검증된 운동이다. 농촌지역개발이 필요한 저개발국가를 선정하고 그 나라의 정부기관 또는 민간단체 등과 같이 사업을 추진할 협력파트너(주체)를 명확히 해야 한다. 아울러 전수자 일방의 추진이 아닌 쌍방 합의적 추진이 되어야 한다. 이것은 4-H전수에 적합한 나라의 선정과 이에 동참할 주체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단체 등과 후원 연대
셋째, 지속적인 사업추진을 위해서는 사회적 공감대와 함께 해당기관, 기업, 단체들과의 협력체제 구축과 지원이 필요하다. 4-H운동의 전파는 대부분 저개발국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과제물자지원, 교육 등에 필요한 많은 재원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이의 조달을 위해서는 이를 이해하고 동참하는 기업이나 기관, 독지가들의 후원과 지속적인 연대가 긴요하다.

○장기계획 통한 대상국 자립 유도
넷째, 4-H는 청소년교육운동이므로 장기간의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 해당국으로 하여금 중장기 추진계획을 체계적으로 수립, 추진토록하여 의존적 행태를 지양하고 궁극적으로 자립하는 4-H운동이 되게 해야 할 것이다.

○해외봉사 창구 일원화
다섯째, 4-H해외봉사활동 추진창구를 일원화시켜야겠다. 앞으로 중앙은 물론 지역별로 여과 없이 국제프로그램이 추진될 우려가 있다. 이는 해외봉사활동이 자칫 현지국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한 성과 자랑이나 행사위주의 지역해외활동이 될 수 있다. 이의 폐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국제협력 창구를 일원화하여 협력관계를 돈독히 하고 쌍방이 충분한 검토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체계적이고 적절한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봉사 통한 4-H청소년 성장 지원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4-H 위상을 알릴 수 있는 글로벌시대에 적합한 프로그램인 해외봉사활동은 지속적으로 확대시켜 나아가야겠다. 우리 회원들이 캄보디아 현지의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봉사활동에 참여한 것은 핵심회원으로서의 책임감도 있었겠지만 새로운 것을 성취하고자 하는 욕구, 기여에 대한 자긍심이 근간이었다.
글로벌시대 해외봉사활동은 우리 4-H청소년들에게 성장과 발전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며, 이를 통해 인류공영을 위한 4-H국제협력은 더욱 공고히 될 것이다. 다만, 이러한 해외봉사활동은 상대국의 농촌지역발전과 청소년성장발전이 근간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목록
 

간단의견
이전기사   [청년4-H해외봉사] 캄보디아에 네잎클로버를 심다!
다음기사   전국 4-H야영페스티벌, 한강 이포보에서 성황리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