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 라 회원 〈대전광역시4-H연합회〉
많은 4-H회원들이 알듯 4-H의 해외활동들은 다른 어떤 해외여행에서도 느낄 수 없는 특별함을 알기에 청년4-H해외봉사에 꼭 참여하고 싶었다. 처음엔 직장생활을 하는 내게 너무 주제넘은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봉사활동에서 얻을 많은 경험과 감동을 생각하니 회사를 그만 둬도 아깝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7월 5일 밤, 비 내리는 시엠립공항에 도착하여 준비된 버스를 타고 호텔로 향했다. 호텔 방문을 여는 순간 동남아 특유의 냄새가 났다. 인상을 찌푸릴 만도한데, 순간 작년 IFYE때가 생각나면서 이 냄새가 반가웠다.
6일 아침식사를 마치고 우리와 봉사활동을 함께할 UBB(University of Battambang)로 출발했다. 차를 타고 약 세 시간 정도 달려서 도착한 바탐방은 캄보디아에서 두 번째로 쌀 생산량이 많은 지역이다. 단체복과 몇 가지 장비를 챙기고 청년4-H봉사단과 UBB 학생들은 다같이 뿌아용 마을로 답사를 나섰다. 마을을 돌아보니 집은 나무로 지었는데, 짐승과 벌레를 피해 아랫부분은 마루를 놓고 그 위에 집을 지었다. 답사를 하면서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들에 대한 책임감이 커졌다.
7일 청년 봉사단은 아침 일찍 UBB 학생들과 함께 뿌아용 마을로 향했다. 국기 게양대를 설치하는 팀, 배구장을 설치하는 팀, 소독 담당 팀 그리고 치아위생 팀으로 조를 짜서 활동을 시작했다. 나는 치아위생 팀이어서 양치질을 어떻게 설명하나 걱정이 앞섰는데, UBB 학생들이 통역을 도와줘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 IFYE로 태국에 갔을 때 단시간에 많은 단어와 간단한 문장을 배웠고 그들과 대화했다. 현지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내가 예뻐 보였는지 눈물 날 정도로 잘해주셨던 기억이 나서 이곳에서도 명찰 뒤 백지에 메모하며 열심히 언어를 익혔다. ‘안녕하세요-줌립쑤어’, ‘대단히 감사합니다-업끈 즈란’, ‘죄송합니다-쑴똑’ 등 외국인이 자신들의 언어를 쓰는 게 신기하면서 재밌었는지 언어를 배우면서 그들과 많이 가까워졌다.
다음날에는 봉사단이 두 나라의 국기와 4-H기를 설치한 게양대로 가서 기를 게양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우리 모두가 함께 캄보디아에 4-H를 처음으로 알린다는 사실에, 자랑스러움으로 가슴이 벅차올랐고 ‘좋은 것을 더욱 좋게’, ‘실천으로 배우자’는 금언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겼다.
저녁에는 한국 요리인 파전을 만들 준비를 했다. 뜨거운 햇빛아래 봉사단은 많은 땀을 흘리며 수고했다. 우리들은 수십장의 파전을 부쳤고 카레도 만들었다. 그래도 이들에게 우리의 음식 문화를 알리고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는 기쁜 마음으로 즐기면서 음식을 만들었다.
우리의 마음이 전해졌는지 마을주민들이 파전을 집으로 포장해서 갈 만큼 반응이 뜨거웠다.
배도 부르고 어둑어둑해진 뒤에는 공연을 시작했다. 먼저 우리 태권도 품새 팀이 나섰고 뒤를 이어 ‘원더걸스’의 ‘노바디’ 음원이 마을로 퍼져 나갔다. 무대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모두들 나와 같이 몸을 흔들며 춤을 추었다. 우리는 어느새 한마음 한 뜻이 되어 캄보디아에서 가장 뜨거운 저녁을 만들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UBB 강당에서 캄보디아4-H 창립식이 진행됐다. 우리나라에도 어려운 시절 미국에서 4-H운동이 도입되어 국가 발전에 기여를 많이 했다고 하는데, 캄보디아에서도 4-H활동이 우리나라처럼 활발하게 전개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바 임무를 다하고 최선을 다했다.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다고 다들 투덜댔지만 좋은 일을 하는 탓에 마음이 편해서인지 다들 적어도 2kg이상 살이 쪘다. 다음에 갔을 때에는 K-POP무대를 보이고 서로 알려주면서 한국 노래 하나쯤은 흥얼거리면서 우리를 기억할 수 있게 안무를 가르쳐 보는 시간도 가지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봤다.
이번 활동이 한 번에 그치지 않고 해외봉사활동 2기가 생겨 우리의 대를 이어 나가 우리의 4-H가 캄보디아 발전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게 된다면 그 이상 바랄 것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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