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8-01 월간 제746호>
[2012 청년4-H 해외봉사 활동기] 캄보디아를 다녀온 후…

김 철 환 회장 〈한국4-H중앙연합회〉

한국4-H중앙연합회장에 당선된 작년 12월, 어떻게 하면 제32대 한국4-H중앙연합회가 회원들과 값진 추억을 남기고 즐거운 한 해를 보낼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가장 중점을 두었던 것은 해외봉사활동. 단순 해외연수가 아닌, 해외봉사활동은 한국4-H 최초로 추진하는 것이라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러나 지난 7월 5일 청년4-H회원들은 한국4-H본부에서 ‘청년4-H회원 해외봉사단’을 발대식을 갖고 4-H이념에 입각해 캄보디아로 봉사활동을 떠났다.
캄보디아 시엠립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밤11시, 내일부터 시작될 봉사활동을 기대하며 밤을 보냈다.
둘째 날 아침, 긴장되는 마음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그런데 우리가 봉사할 마을로 출발하기 전에 봉사기간 동안 계획되었던 식사준비 일정에 착오가 생겨서 급한 대로 라면과 카레를 구입해 바탐방 지역으로 출발했다.
4-H청년 봉사단이 맨 처음 방문한 곳은 UBB(University of Battambang). 이 대학의 학생들과 함께 조를 짜서 인근의 뿌아용 마을에서 봉사활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캄보디아의 UBB학생들과 우리 청년4-H회원들은 아직은 좀 어색하고 서먹서먹한 가운데 봉사활동을 전개할 뿌아용 마을 답사에 나섰다. 마을 이장님과 함께 봉사활동의 동선을 확인하면서 마을에 총 555가구 중 형편이 어려운 집을 선택해 우선적으로 활동하기로 했다.
셋째 날 아침, 버스로 UBB에서 학생들을 태우고 뿌아용에 도착해 각 팀별로 오리엔테이션을 한 뒤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의 더위는 저리가라 할 정도로 더운 날씨였지만 회원들은 의욕이 넘쳤고, UBB학생들과의 화합도 뛰어났다. 오전에는 마을 방역활동과 구강교육을 진행했다. 뜨거운 날씨에도 방역팀은 무거운 방역기를 들고 땀을 흘리면서 온 마을을 돌았고, 구강교육팀은 UBB학생들의 도움으로 마을 어린이들에게 구강위생교육을 했다. 오후에는 준비한 미술용품들을 가지고 4-H와 한국에 대해 동네 어린이들에게 알려줬다. 뿌아용 마을 사람들은 우리의 다가감에 크게 감사했고 반겨주었다. 마을에 배구장과 국기 게양대를 설치하는 팀은 울퉁불퉁했던 바닥을 평평하게 정리하고 국기게양 준비를 모두 마쳤다.
벌써 사흘째, 봉사활동의 마무리와 화합의 시간이 있는 날이다. 회원들에게 마무리를 잘해주기를 부탁하고 바로 팀별활동을 시작했다. 점심식사를 한 후에는 현지 방송국 촬영이 기다리고 있었다. 중·고생, 마을주민 각 20명씩 초청해 4-H기를 비롯해 캄보디아기와 태극기 게양식을 가졌고 그들을 대상으로 구강교육, 위생교육, 4-H홍보 등을 2시간 정도 진행했다. 교육일정이 끝난 뒤 화합의 시간을 위해 음식준비를 하였다. 현지 UBB학생들이 한국 음식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드디어 시작된 화합의 시간. 계획보다 많은 인원으로 회원들은 밥을 제대로 먹지 못했지만 누구도 불평하지 않았다. 해가 질 때쯤 우리는 K-POP과 태권무를 공연했다. 그 흥에 현지 노래까지 틀어 모든 마을 사람들과 함께 끝이 날줄 모르는 축제를 즐겼다. 일정을 위해 슬슬 정리를 하면서 눈시울을 붉히는 회원들도 있었다. 서로가 많이 아쉬워 보였다. 정이 많이 쌓였나보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우리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뿌아용 사람들을 만났고, 그 따뜻한 사람들을 위해서 우리는 진심을 다했다. 머릿속으로만 알던 나눔과 봉사를 실천으로 행한 뒤 우리는 진정으로 나눔의 행복을 마음으로 느꼈다. 한편으로 그 순간 무엇이든 내 손에 쥐어져있는 것이라면 내어주고 싶은 마음, 하지만 더 이상 해줄 수 없는 상황에 숙연한 마음이 들었다. 버스에 올라타기 전 동네 사람들은 진심으로 포옹을 해주었고 그 마음은 그대로 내 마음에 들어오는 듯 했다.
드디어 캄보디아 UBB4-H 창립식 날. 이제 정말 UBB학생들과 헤어질 날이면서 새롭게 도전하는 창립식에 아쉽고 기대되는 마음으로 학교로 향했다. 우리나라와는 진행 방식이 달라서 조금 당황하기도 했다. 그러나 4-H기가 전달되고 우리 대표회원과 함께 서약 제창을 하는 모습이 자랑스러웠다.
머릿속에 알고 있는 것은 진정으로 아는 것이 아니다. 실천으로 행하며 몸으로 느껴본 것만이 진정한 앎이 아닐까. 열악한 상황속에서도 불평 없이 열심히 임한 회원들이 대견하고 감사했다.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 역시 감사했다.
우리 회원들의 아쉬운 마음을 알았던지,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가 연착되어 하루 더 캄보디아에 머물게 되었다. 이번 해외봉사에서는 계획했던 대로 되는 것이 많지 않았다. 그렇지만 4-H활동으로 단련된 회원들은 그 순간순간을 지혜롭게 풀어나가서 계획했던 것 못지않은 성과를 얻었다. 함께여서 가능했던 것 같다. 이제 막 뿌리를 내리는 캄보디아의 4-H도, 또한 우리나라의 4-H도 회원들의 하나 됨으로 오래오래 많은 이들이 참여하는 사회교육운동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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